오는 12일 미·북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름을 딴 난초가 나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싱가포르에는 자국을 방문하는 국빈들에게 환영의 의미로 개량한 난초에 그들의 이름을 붙이는 외교 관례가 있다. 난초는 싱가포르의 국화(國花)다.

로이터 통신은 6일(미국 시각) “식물학자와 기자들은 싱가포르의 ‘난초 외교’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에게도 적용될지 궁금해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진핑(오른쪽에서 두번째) 중국 국가주석은 2015년 싱가포르 방문 당시 난초 명명식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니콜라스 팽 싱가포르 안보국제문제 국장은 “정상회담 주최국인 싱가포르는 선의와 우정의 제스처로 난초 명명 행사를 진행할 수 있다”며 “지도자 각각에게 난초가 주어질지, 회담의 의미를 담은 하나의 난초가 탄생할지는 기다려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2016년 미국·싱가포르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하와이와 싱가포르 난을 교배한 난초에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그의 부인 미셸 여사의 이름을 딴 ‘‘덴드로븀 버락 앤드 미셸 오바마’라고 명명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하와이 출신이란 점이 고려된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서거 15주년을 맞아 영국 윌리엄 왕자 부부는 2012년 ‘다이애나 난초’가 전시된 싱가포르 보타닉 가든을 방문했다.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난초는 분홍색 꽃에 작은 빨간색 반점을 띤 형태고,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에게는 주황색과 노란색이 섞인 난초가 주어졌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벤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뿐 아니라 마가렛 대처 영국 전 수상,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비, 라오안 주룽지 전 중국 총리 부인,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 등의 이름이 붙은 난도 있다. 가장 최근인 이달 초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싱가포르를 방문한 것을 계기로 ‘덴드로븀 나렌드라 모디’라는 난초가 탄생했다.

국내에서는 2003년 고(故) 노무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가 싱가포르를 방문했을 때 한국 영부인 최초로 권 여사가 난초 명명식에 참여했다. 싱가포르 국가공원관리위원회는 “국빈들의 이름을 딴 난초가 200종 이상 있다”고 설명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2016년 자신의 이름을 따 ‘덴드로븀 로드리고 로아 두테르테’라고 명명한 난초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이러한 외교 난초들은 아시아 유일 유네스코 등재 식물원인 ‘보타닉 가든’에 전시된다. 로이터는 “새로운 품종의 난초를 만드는 데 최소 5년이 걸리는 만큼 귀하고 특별한 일”이라고 전했다.

평양에는 김정은의 부친 김정일과 조부 김일성의 이름을 딴 ‘김정일리아’와 ‘김일성이아’란 국화가 있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을 의미하는 꽃은 아직 없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1997년 싱가포르 방문 당시 난초를 선물 받았다. /연합뉴스
 
오바마 전 미 대통령과 영부인 미셸 여사의 난초. /로이터
 
고(故) 다이애나 왕세자비 난초./로이터
 
마가렛 대처 영국 전 수상의 난초. / 로이터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6/07/201806070238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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