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 '격동의 시간']

원산 앞바다서 대규모 해상 훈련… 수차례 대형 폭발, 인공지진 발생
당국 "신형 폭뢰 터졌을 가능성"
"北, 군사훈련 철저히 감춘 채 김정은의 평화 이미지만 연출"
 

북한이 판문점에서 26일 남북 정상회담과 27일 미·북 실무회담을 하면서도 같은 기간 동해에서 대규모 해상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연례적이고 방어적인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트집 잡아 지난 16일 예정돼 있던 남북 고위급 회담을 일방 취소하는 등 반발해 왔는데, 정작 자신들의 군사훈련은 예년처럼 계속 진행했다는 것이다.

◇北, 동해서 대규모 폭뢰 훈련

30일 정보 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은 25~27일 강원도 원산 앞바다에서 해상 훈련을 실시했다. 예년 비슷한 기간에 했던 훈련보다 함정 규모가 더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지진이 발생할 정도로 규모가 큰 대형 폭발도 수차례 감지됐는데, 정보 당국은 신형 폭뢰(爆雷)가 터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추가 분석 중이다.

북한군이 동해에서 해상 훈련을 실시하는 동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6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또 27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성 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가 6월 12일로 예정된 미·북 정상회담 비핵화 의제에 대해 실무 협상을 벌였다.

급변 한반도 정세가 궁금한 EU대사들 - 조명균(뒷모습 가운데) 통일부 장관이 30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주한 EU대사단에게 남북 정상회담 결과와 미·북 정상회담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급변 한반도 정세가 궁금한 EU대사들 - 조명균(뒷모습 가운데) 통일부 장관이 30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주한 EU대사단에게 남북 정상회담 결과와 미·북 정상회담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북한은 관영 매체를 통해 8월로 예정된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 중단을 요구했다. 북한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대화 상대방에 대한 참을 수 없는 우롱"이라며 "조(북)·미가 현안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의지를 안고 대화를 향해 마주 가고 있는 때에 미국이 남조선과 함께 합동 군사 연습을 굳이 벌여야 할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했다.

◇북한군, 올해에도 예년 수준으로 훈련

정보 당국 관계자는 "북한은 작년 12월부터 예년 수준의 군사훈련을 계속 실시해 왔다"고 했다. 일부 훈련의 경우 규모가 다소 축소됐는데, 김정은의 훈련 참관 여부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김정은이 참석하지 않았던 해와 비교하면 훈련 규모는 비슷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남북 회담 분위기 조성을 위해 한·미 연합 훈련 기간과 규모를 조정하고, 전략폭격기 B-52를 한반도에 출동시키지 않도록 미국에 요청한 우리 정부의 노력과 비교된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언론 통제가 가능한 북한은 이 같은 군사훈련은 철저히 감춘 채 김정은이 경제 현장을 찾는 모습만 관영 매체를 통해 보여주면서 평화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29일(현지 시각)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과 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해킹 조직 '히든 코브라'에 대한 경보를 발령했다. 미국 국토안보부와 연방수사국은 이날 공동 경보를 통해 히든 코브라가 최근 미국과 전 세계 언론, 항공, 금융 등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했다. 이 조직과 관련된 인터넷 주소(IP) 87개, 악성 파일 4개, 이메일 주소 2개 명단도 공개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31/2018053100190.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