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 '격동의 시간']

美北회담 땐 일정 사전에 공개, 쿠데타 가능성 등 우려 내비쳐
간부 모아 '김정은의 눈물' 상영… '핵 폐기' 내부 동요 방지에 부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1년 12월 23일 금수산기념궁전에 안치된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신을 참배하면서 눈물을 닦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1년 12월 23일 금수산기념궁전에 안치된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신을 참배하면서 눈물을 닦고 있다. /조선중앙TV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을 앞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을 비우는 것에 대해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 탈북자 A씨는 30일 "김정은은 올해 두 차례 중국을 방문한 것을 빼면 집권 이후 북한을 벗어난 적이 없다"며 "특히 이번 회담처럼 사전에 예고된 상태에서 평양을 비우는 것은 처음이라 여러 가지가 걱정될 것"이라고 했다.

'수령 보위'를 가장 중요시하는 북한 당국은 김정은의 일정·동선을 극비로 취급한다. 김정은의 일정은 서기실과 노동당의 극소수 측근에게만 공유되며, 관련 보도는 최소 하루 뒤에 이뤄진다. 김정은의 방중 소식이 평양 복귀 직후 이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싱가포르 회담은 사전에 일정이 공개된 상태다.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 체제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있다면 모종의 행동을 결행할 시간이 확보되는 셈"이라고 했다.

실제 북한은 미국과의 물밑 접촉에서 이 같은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고 최근 워싱턴포스트가 미·북 협상 사정에 밝은 인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김정은이 싱가포르 체류 기간 자신의 신변 안전 문제뿐 아니라 자신의 부재를 틈타 일어날지 모를 쿠데타 등 역모 가능성을 크게 걱정한다는 것이다. 김정은은 이달 초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게도 비슷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한다.

미·북 정상회담이 다가옴에 따라 북한 당국이 내부 동요 방지를 위해 부심하는 정황들도 속속 포착되고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지난달 김정은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담은 영상을 지방당과 국영기업 말단 간부들에게 상영했다. 노동당 간부 출신 탈북자는 아사히에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핵 폐기 수용' 문제를 주민들에게 호소하기 위해 (이 영상이) 만들어진 것 같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31/201805310017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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