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달 12일로 예정된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이 30일 판문점과 싱가포르, 뉴욕 등 세 곳에서 동시 협상에 나선다. 비핵화 담판을 성사시키기 위한 사전 협의가 동시다발적으로 숨 가쁘게 돌아가는 모양새다.

한반도 비핵화 의제 조율을 위한 ‘판문점 실무회담’과 의전·경호 등 정상회담의 실무를 다루는 ‘싱가포르 실무회담’이 본격화한 것과 맞물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뉴욕에서 고위급 회담을 진행하기로 했다.
 
27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미·북 정상회담의 의제 협상을 한 것으로 알려진 성 김(왼쪽) 주필리핀 미국 대사와 최선희(오른쪽) 북한 외무성 부상. /고운호 기자·연합뉴스

이날 성 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을 대표로 하는 양측 실무협의팀은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만나 미·북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한다. 앞서 실무협의는 지난 27일 한 차례 열렸고, 미 협상팀은 최 부상에게 비핵화 초기 북한 핵탄두의 해외 반출 등 ‘신속한 비핵화’를 요구하면서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등 보상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회담 북한측 대표 김창선 국무부 위원. /청와대

싱가포르에서는 미·북 정상회담의 의전과 경호를 논의하는 실무협의가 진행된다. 미국에서는 조 헤이긴 백악관 부 비서실장을 대표로 30여 명의 실무팀이, 북측에서는 김정일 시절부터 서기실에서 오래 근무한 ‘김씨 왕조의 집사’ 격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을 포함한 북한 인사 8명이 협의에 나선다.
 
김영철(가운데)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29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뉴욕에서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만난다. 북한의 ‘실질적 2인자’로 평가되는 김 부위원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親書)를 들고 이날 뉴욕행 중국 국제항공편에 탑승할 계획이다. 김영철의 방미는 2000년 조명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이후 18년 만에 북한 최고위급 인사의 방문이 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30일 오후(현지 시각)부터 31일까지 공식 일정을 잡지 않은 채 김영철과 면담할 준비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 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4월과 5월 두 차례 북한에 간 만큼, 이번에는 북한 측이 미국에 오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얘기가 돼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미국이 요구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대해 김영철이 어떤 입장을 들고 오느냐에 따라 미·북 정상회담의 최종 성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30/201805300035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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