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연간 500억달러에 이르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25% 추가 관세 부과를 강행한다는 성명을 내놓자 중국 관영매체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 추진 과정처럼 이랬다 저랬다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30일 ‘교섭은 엎치락 뒤치락하는 것을 반복하는 것과 같은 게 아니다”는 제하의 논평에서 트럼프 정부의 변화는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이끄는 대표단 (6월 2~4일)이 방중해 경제무역 협상을 벌일 예정인 가운데 나왔다고 지적하고 “미국의 이랬다 저랬다하는 행보가 (미국이)담판에 내놓을 칩을 늘릴 목적이든, 미국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든 미국을 국제 도의적으로 더욱 곤혹스럽고 피동적인 지경에 이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환구시보도 ‘미국의 이랬다 저랬다에 중국은 따라서 춤을 출 수 없다’란 제하의 사평을 냈다. 환구시보는 “무역전쟁이 다시 재개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백악관 내부의 투쟁을 통해 강경파가 우위를 점했고, 더 많은 잇점을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칩을 내놓고 중국을 향해 큰 몽둥이를 흔들며 압력을 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이달 17, 18일 워싱턴에서의 미중 무역협상 합의를 뒤집고 중국에 대한 관세폭탄 부과를 강행하겠다고 29일 발표하면서 내달 12일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간 정상회담을 앞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어떤 카드를 내밀지 주목된다. /바이두

환구시보는 “오늘날 세계는 극도로 불확실한 미국 정부에 직면했다”고 지적하고 미국이 이란 핵협정과 파리 기후협약에서 모두 탈퇴를 선언한 사실을 들었다. 이어 미북 정상회담을 연다고 했다가 취소하고, 다시 한 순간에 개최한다고 번복한 사례도 상기시키고 미국이 중국과 합의한 무역 협의를 뒤짚는 것은 이상할 게 없다고 비꼬았다.

환구시보는 협의를 달성한 기초 위에서 마주보고 걸어야 하는데 새로운 조건을 제시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협의를 다시 요구하는 건 문명세계의 규칙이 아니다고도 했다.

환구시보는 백악관 성명대로 6월15일까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관세 방안이 나오면 이전 협의는 모두 효력을 잃는 것이라며 중국은 반드시 대등하게 반격을 가해야 하고 중국과 미국은 전면적인 무역전쟁 모드에 진입하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환구시보는 무역전쟁은 일반적인 전쟁과 달리 반드시 서로에게 피해를 준다며 미국이 이미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추가 부과하기로 결정했다면 양측은 대화를 할 필요 없고 직접 무역전쟁 준비를 하면 될 일이지만 미국 대표단은 그래도 올 예정으로 한켠에선 몽둥이를 흔들고, 한켠에선 담판을 벌이는 새로운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화통신도 미국이 다시 충동적인 일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미국이 강하게 나온다 해도 두려워 하지 않을 것이라며 싸우고 싶지 않지만 싸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싸우기를 원한다면 끝까지 싸운다는 게 일관된 중국의 태도라고 전했다. 미국이 조치를 취하면 중국은 어떻게 해서든 국가와 인민의 이익을 반드시 수호할 것이라고도 했다.

중국은 관영 매체들의 논평에 앞서 상무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예상치 못한 백악관 성명이 중국과 미국이 워싱턴에서 이룬 공동인식에 명백히 위배되는 것”이라며 “미국이 어떤 조치를 내놓든지 중국은 중국 인민의 이익과 국가 핵심이익을 지킬 신심(信心)과 능력과 경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30/201805300029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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