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 '격동의 시간']

WSJ "文에 맡겨선 안돼"
워싱턴선 "한·미 對 북이 아닌 남북 對 미 구도 될 수도" 우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 시각)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과 미국 사이의 중재자를 자처했지만 그가 미국 이익을 대변하고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문 대통령은 비핵화를 위한 단순한 조치들에도 북한에 보상을 해줘야 한다며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고 했다.

이 신문은 사설을 통해 "문 대통령이 '단계적 동시적 비핵화'라는 북한의 주장을 수용했고, 이는 북한이 핵실험장 방문 허용 같은 단계적 조치만 해도 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WSJ는 "문 대통령은 경제 지원으로 김정은 위원장을 길들일 수 있다고 믿지만 미국과 일본에 핵탄두 미사일은 실재적 위협"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제재가 효과가 나타나기 전에 문 대통령의 요청으로 정상회담에 합의해 지렛대를 약화시켰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상회담은 미국의 국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미국의 안보보다 다른 것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한국 대통령에게 하청 주는 식으로 정상회담 과정과 결과를 맡겨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한국이 동맹국보다 북한에 기울 수 있다는 이 같은 우려 때문에 최근 미국 정부에서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한국의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한·미 대(對) 북한이 아니라 자칫 '남북 대(對) 미국의 구도'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청 와대는 현재 한·미 간에는 긴밀한 공조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다만 청와대는 비핵화 문제에서 한국은 중재자이며, 비핵화의 구체적 내용은 미·북이 협의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미·북 실무 협상이 판문점에서 열리는 것을 언급하면서 "결정은 협의 당사자인 북·미가 하겠지만, (회담) 위치 자체가 한국의 일정한 역할을 용인하는 것"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30/201805300025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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