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김정은 친서 들고 뉴욕 간다"

북한에서 미·북 정상회담을 막후 조율하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親書)를 들고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철은 29일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고, 30일 미국 뉴욕으로 떠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만나 미·북 정상회담 의제 등을 최종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미·북 협상에 정통한 서울의 외교 소식통은 이날 "김영철은 김정은의 특사 자격으로 친서를 들고 가는 것으로 안다"며 "김영철은 뉴욕에 이어 워싱턴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오전(현지 시각) 트위터에 글을 올려 "김영철 부위원장이 지금 뉴욕으로 오고 있다. 내 서한(정상회담 취소)에 대한 확실한 응답을 줘 고맙다"고 김영철 방미(訪美)를 확인했다. 그는 "정상회담과 그 이상의 것들에 관한 미팅들이 진행되고 있다"고도 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29일 "김영철 부위원장이 뉴욕을 방문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이번 주 후반에 회담한다"고 밝혔다.

김영철은 29일 오전 최강일 북한 외무성 북미국 국장대행과 함께 북한 고려항공 JS151편으로 베이징 서우두(首都)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김영철은 당초 30일 오후 1시(현지 시각) 베이징발 뉴욕행 중국 국제항공편을 예약했으나 같은 날 오후 10시 35분 뉴욕행 국제항공편으로 바꾼 뒤 이를 다시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뉴욕 직항편이 아닌 경유편을 통해 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영철의 방미는 2000년 조명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이후 18년 만에 북한 최고위급 인사의 방문이 된다.

폼페이오 장관도 30일 오후(현지 시각)부터 31일까지 공식 일정을 잡지 않은 채 김영철과 면담할 준비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김영철의 방미는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4월과 5월 두 차례 북한에 간 만큼, 이번에는 북한 측이 미국에 오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얘기가 돼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했다. 미국이 요구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대해 김영철이 어떤 입장을 들고 오느냐에 따라 미·북 정상회담의 최종 성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 "트럼프 행정부가 이르면 29일 발표 예정이었던 대북 추가 제재 대상 명단 발표를 무기한 연기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