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 '격동의 시간']

"우리 팀이 회담 준비하러 갔다, 나는 北의 뛰어난 잠재력 믿는다… 김정은도 이 점에서 나에게 동의"
협상서 접점 찾을 수 있음을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7일(현지 시각) 트위터에 "우리의 미국 팀이 나와 북한 김정은의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북한에 도착했다"며 "나는 진실로 북한이 뛰어난 잠재력이 있고 언젠가는 경제적, 재정적으로 위대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정은도 이 점에서 나에게 동의한다. 그것(번영)은 일어날 것이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트윗을 통해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접촉이 열린 사실을 확인하면서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과 '비핵화'를 맞바꾸는 '딜(거래)'을 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벌어지고 있는 실무협상에서도 경제적 지원 방안이 집중 논의되고 있다는 뜻일 수 있다. 특히 '김정은도 나에게 동의한다'고 한 것은 협상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경제 지원을 고리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김정은 회유 전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17일에도 "북한이 체제를 지키면서 한국 수준으로 번영하는 것을 지원하겠다"고 했고, 지난 22일 한·미 정상회담 당시에도 "김정은은 안전할 것이고 그의 나라는 부유해질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경제적 지원이 김정은의 체제 보장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이란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주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벌써 '북한판 마셜 플랜'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미국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경제부흥을 위해 실시했던 '마셜플랜'과 같은 대규모 경제 지원책이 북한에 펼쳐질 것이란 설명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원조를 중심으로 했던 마셜플랜과 달리 '북한판 마셜플랜'은 민간 중심의 투자와 국제기구의 차관 제공이 핵심이 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이와 관련,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 13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 국민의 세금을 들여 북한을 지원할 수는 없다"며 "대북제재를 해제해 미 자본이 북한에 투입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었다. 미국은 10여 개의 법안과 수십 개의 행정명령 등을 통해 북한에 대한 경제 지원을 봉쇄하고 있다. 이 중 지난해 11월 미국이 재지정한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만 해도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기구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실제 북한은 2000년 ADB자금 지원을 받으려 했지만 미국과 일본이 반대해 무산되기도 했다.

물론 미국을 포함해 한국과 중국, 일본 등 국제사회의 대규모 직접 원조 가능성도 있다. 북한이 과감한 비핵화를 택하면 민간 자본의 유치를 위해서라도 상당한 금액의 원조를 '마중물'로 부어야 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우리는 한국에 수십억 달러가 아니라 수조 달러를 썼다"며 "한국과 중국·일본은 엄청난 금액의 돈을 투자해 북한을 위대하게 만드는 걸 기꺼이 돕기로 약속했다"고도 했다. 이는 실제 지원이 이뤄지면 한국과 중국, 일본 등이 어떻게 역할 분담을 할 것인지에 대해 미국이 이미 동의를 받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반도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는 중국이 대규모 단독 지원을 할 가능성도 있다. 일본 언론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7~8일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합의가 이뤄지면 중국이 미국보다 먼저 대규모 지원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고 보도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4월 남북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신경제구상안'을 USB에 넣어 김정은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워싱턴의 한 싱크탱크 관계자는 "미국의 대북제재가 해제되고 북한에 대한 투자 여건이 믿을 만하다고 판단되면, 북한이 외자를 유치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북한이 투자를 가려 받으려고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29/2018052900156.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