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 '격동의 시간']

美, 한국정부의 행보에 부담감
文대통령의 싱가포르行 힘들 듯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기자회견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할 경우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통해서 종전(終戰) 선언이 추진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북 정상회담 성사 여부가 최종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종전 선언과 평화협정까지 이어지는 대북 로드맵을 다시 언급한 것이다. 북한에 체제 안전 보장이라는 인센티브를 확실히 보여줌으로써 미·북 간 중재자로서 역할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그간 여러 차례 정전(停戰) 65주년인 올해 종전 선언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발표한 4·27 판문점 선언에서 "올해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회담을 추진한다"고 합의했다. 지난 22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 때도 북한을 포함한 3국이 함께 종전 선언을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청와대는 미국과 북한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을 하면 문 대통령이 직접 싱가포르를 방문해 3자 회담을 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은 이런 제안에 "불편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북한이 실제 비핵화 조치를 하기도 전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단순 중재자 이상의 주도적 역할을 하는데 부담감을 가진 것으로도 알려졌다.

외교가에서는 현재 미국과 북한이 의제를 조율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다음 달 12일 미·북 정상 회담이 열리더라도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행(行)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3자 정상회담을 어떻게 언제 개최하느냐, 내용 등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된 것이 없고 실무자들이 가능성 검토는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문 대통령의 의지가 강한 만큼 미·북 회담 결과에 따라 남·북·미 정상회담 개최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28/201805280009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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