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등 만나 의심풀기 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강경 태도 변화와 관련해 '중국 배후설'을 거듭 제기한 데 대해 중국 정부는 반박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배후설 언급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고, "중국은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의 역할은 긍정적인 역할뿐"이라고 말했다.

루 대변인은 이어 "현재 한반도 문제는 쉽게 얻을 수 없는 역사적인 기회를 맞았다"며 "각국, 특히 북·미 양국이 서로 마주 보고 가고 각국의 우려를 균형 있게 처리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또 "중국은 미·북 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긍정적인 성과를 얻기 바란다"면서 "북·미 양국이 직접 대화를 통해 상호 신뢰를 쌓고 한반도 비핵화의 정치적 해결을 추진하기를 줄곧 지지했다"고 했다. 중국이 북한을 부추겨 미국에 강경하게 대응하라고 할 이유가 없다는 취지다.

루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7일 중국 배후설을 처음 언급했을 때도 "다른 국가가 한반도 문제에서 입장을 이랬다저랬다 바꿔도 중국의 역할 관련 입장은 변한 게 없다"(18일)고 반박했었다.

이런 가운데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3일(현지 시각) 미국을 방문한다. 중국 외교부는 "왕이 국무위원이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외교장관 회담을 마친 뒤 미국 워싱턴에 들를 예정"이라며 "중·미 양측은 양국 관계와 공동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나누게 될 것"이라 고 밝혔다.

왕이 부장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등 미 고위 인사들을 만나 최근 북한의 태도 변화에 중국이 관련돼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심을 부인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왕이 부장을 통해 중국의 입장을 미국에 설명하는 기회를 갖고 미·중 갈등의 수위를 낮추려는 시도를 하는 것이다. 왕 부장은 미·중 무역갈등 문제도 논의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