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習, 세계최고 포커 플레이어"… 文대통령에 "다른 의견 있나"
"끊겼던 北·中무역 최근엔 조금 열려… 이런 상황 좋지 않다"
 

시진핑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각) 시진핑〈사진〉 중국 국가주석을 향해 "세계 최고의 포커 플레이어"라며 북핵 문제와 관련한 중국의 역할에 대해 불신감을 드러냈다. 중국이 겉과 속이 다른 '이중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공격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단독 정상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중국이 북한에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 부정적으로 이야기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김정은이 중국을 두 번째 방문하고 떠난 다음 태도 변화가 있었다"고 했다. 지난 7~8일 김정은이 중국 다롄을 방문해 시 주석을 만나고 난 뒤 북한의 태도가 갑자기 강경하게 변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의) 첫 번째 방중은 모두가 알았지만, 두 번째는 깜짝 방문이었다"며 "이것에 기분이 좋다고 말할 수 없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는 시 주석이 세계 최고 수준의 포커 플레이어라고 생각한다"며 "나도 아마 그가 하는 일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만일 자신이 시 주석의 위치에 있다면 김정은을 조종하려 했을 것이란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트럼프의 이 같은 발언은 중국을 북핵 문제 해결의 협력자가 아닌 경쟁자로 보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특히 시진핑을 '포커 플레이어'라고 한 것은 단순한 경쟁자를 넘어 겉과 속이 다른 상대라는 불신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지 않기를 바란다. 나는 시 주석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그는 내 친구이기 때문"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시진핑이 포커 플레이어'라는 말을 하며 트럼프는 문 대통령에게 발언 기회를 돌렸다. 그는 "문 대통령이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다"며 "다른 의견이 있다면 지금 말씀하셔도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북한과 바로 옆에 살고 있으니, 문 대통령은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북·중 관계에 대한 답변은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이 북핵 문제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무역'이란 채찍을 꺼내 들 것임도 분명히 했다. 그는 "중국과의 무역을 생각할 때 그들이 북한과의 평화에 있어 무엇을 도울 수 있는지를 함께 생각한다"며 "내가 중국에 무역 문제를 말할 때마다 나는 (북·중) 국경을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엔 많이 (북·중 무역을) 끊었었지만, 최근엔 조금 열렸다. 나는 이런 상황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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