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백악관팀 출발 준비"… 6·12 정상회담 성패 가늠할 계기
열흘前엔 사전협의 불참한 北, 또 안나오면 회담 전망 불투명
트럼프, 文대통령 정상회담서 "원하는 조건 충족돼야 열릴 것"
 

미·북이 이번 주말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6월 12일 예정) 준비를 위한 고위급 사전협의를 갖기로 한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최근 북한이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서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정상회담 연기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열리는 이번 협의는 미·북 회담 성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조 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미라 리카르델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 등이 포함된 백악관팀이 북측 인사들과 접촉하기 위해 오는 주말 싱가포르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비핵화와 보상의 단계 및 시한(時限) 등 회담 핵심 의제와 함께 보안 문제 등을 놓고 구체적인 논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외교부 관계자는 "확인하고 준비할 것이 있기 때문에 양측이 만나야 할 것"이라고 했다.

WP에 따르면 북한은 열흘 전쯤 싱가포르에서 예정됐던 사전협의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당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다롄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2차 정상회담(5월 7~8일)을 한 직후다. 북한은 이후 남북 고위급 회담을 취소하는 등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섰다. 이때부터 백악관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만약 북한이 이번 주말 협의도 취소하면 싱가포르 회담이 어떻게 될지 예상할 수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3일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나쁜 합의는 우리 선택지가 아니다. 올바른 방향의 합의안이 (협상) 테이블에 올라 있지 않을 경우 우리는 정중하게 떠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 시각)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 전 비핵화 방식과 관련해 "일괄타결식(all-in-one)이 더 낫다. 물리적인 이유가 있지만, 매우 짧은 시간 내에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북한이 요구하는 '잘게 쪼개는 단계적 비핵화'를 거부하면서, 검증·폐기 등에 걸리는 물리 적 시간을 감안해 '단기간에 최소한의 단계로 나누는 방식'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가 원하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회담이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할 경우 체제 보장과 관련해서도 "나는 김정은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다. 그의 나라는 부유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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