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취재할 남측 방북 기자단이 21일 오전 김포국제공항에서 중국 베이징으로 떠나기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현장을 취재할 우리측 기자단의 명단 수령을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측 취재진이 21일 베이징행 비행기에 올랐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측은 이날 오전 10시 현재 우리측 기자단의 명단 수령을 거부하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기자단 명단 전달을 재시도했으나 북측이 거부했다”고 말했다.

북측이 우리측 취재진의 명단 수령을 계속 거부할 경우, 우리 언론사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현장 취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단 우리측 취재진은 베이징에서 북측의 명단 수령 및 취재 비자 발급을 기다릴 계획이다. 우리측 통신사 취재단으로 방북할 뉴스1 취재진은 이날 오전 8시 50분 김포공항에서 베이징행 아시아나 비행기를 타고 출국했다.

뉴스1 취재진은 공항에서 “한국 언론을 대표해 담담하고 차분하게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취재하겠다”고 했다. 뉴스1 취재진은 베이징에서 북한 대사관을 찾아 방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우리측 방송사 취재단으로 선정된 MBC 기자단은 이날 오후 출국할 예정이다.

북측은 현재 미국 ABC와 AP 등 외신 매체에 오는 22일 오전 11시까지 주중 북한대사관으로 집결하라고 공지한 상태다. 북측은 또 이들 언론사에게 비자 발급 비용으로 1인당 1만달러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관련 보도를 봤다”면서 “사실확인이 필요하다. 아직까지 확인해 드릴 내용은 없다”고 했다.

폐기의식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북측이 우리측 취재진의 방북을 허용한다면, 한국 포함 5개국 기자단은 22일 베이징 북한 대사관에서 비자를 발급받은 뒤 고려항공 전용기편으로 베이징에서 원산 갈마비행장까지 이동하게 된다. 이후에는 북측이 마련한 전용열차로 풍계리까지 이동해 폐기 행사 를 취재한 뒤, 다시 원산 프레스센터로 돌아와 기사와 사진 등을 송고하게 된다.

북한은 지난 12일 외무성 공보를 통해 핵실험장을 갱도 폭파 방식으로 폐기하고 이를 한국,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등 5개 기자단에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어 지난 15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명의의 통지문에서 남측 1개 통신사와 1개 방송사의 기자를 각각 4명씩 초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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