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2 美北정상회담]

공화당 "북한이 변화 안 보이면 트럼프, 회담에 나가지 않을 것"
민주당 "공짜로 무엇도 주면 안돼"
ALC 참석한 美싱크탱크도 우려 "회담 날짜 연기도 나쁘지 않아"
 

북한이 '볼턴식 완전한 비핵화'에 거부감을 보이며 미·북 정상회담 재고려를 거론하자 16일(현지 시각) 미국 정치권에서는 미·북 정상회담 회의론이 제기됐다. 16~17일 서울에서 진행된 제9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 참석한 외교·안보 인사들도 "미·북 간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회담을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공화당 중진인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북한이 회담을 취소하려 한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며 "회담 취소 후 제재는 계속될 것이며 군사 위협도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이 약속한 변화를 보이지 않는 이상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이것(북한의 회담 재고 발언)은 북한 정권이 갑자기 온건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상기시킨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공짜로 아무것도 주지 말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한·미) 군사훈련을 계속해 힘과 의연함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완전한 비핵화 전에는 어떤 보상도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에드워드 마키 민주당 상원의원도 "김정은은 미국으로부터 양보를 뽑아내려는 가문의 전술을 사용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미끼를 물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미·북 회담 자체가 불발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제프 플레이크 상원의원(공화당)은 "북한의 이번 발언으로 회담의 불확실성은 더욱 높아졌다"고 했고, 북핵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였던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미국에 실망한 북한이 정상회담 계획을 다시 생각하는 것 같다. 회담 성사 가능성은 50% 아래로 떨어졌다"고 했다. 게리 시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조정관은 "북한은 미국이 제안한 회담 공동성명 문구에 불만을 표한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그 문구를 고집하면 회담이 늦춰지거나 아예 취소될 수도 있다"고 했다.

한편, ALC에 참석한 박정현 브루킹스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현재 미·북 회담 준비 상황을 볼 때 6월 12일에 회담을 강행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날짜를 늦추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했다.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많은 이들은 미·북 회담을 위한 양국의 물밑 작업이 충분히 진행된 것으로 믿고 싶어 하지만, 실제 실무 협의가 상당히 더딜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는 "화려한 마술 쇼 뒤에 실제로는 특별한 게 없듯이 미·북 회담도 준비가 부족해 보인다"며 "백악관이 너무 섣불리 회담에 합의했던 것 아닌가 싶다. 중개자인 한국이 미·북을 만나게 하기 위해 메시지를 약간 과장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미 해군참모대학 연구교수 출신인 조너선 폴락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아직 준비가 많이 덜 된 상태인데 곧 더 큰 시험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18/201805180028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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