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안보지형 어떻게 달라지나
 

한·미 양국의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미·북 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 미국과 한국의 안보 이해가 달라지는 '디커플링(decoupling)'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정은은 4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지'를 선언했다. 이는 명백하게 미국을 향해 흔든 미끼였다. 그런데 폼페이오 장관은 최근 "우리 목표는 북한이 로스앤젤레스나 덴버로 핵무기를 발사할 위험성을 방지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이 미끼를 문 모습을 보였다. 미국이 한·일을 겨냥한 북한의 단·중거리 미사일 위협은 내버려 둔 채, 미국을 겨냥한 ICBM을 포기시키는 수준에서 타협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가 ICBM만 신경 쓰는지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과 대량살상무기(WMD) 전체를 제거하려 하는지는 중요한 문제다. 판문점 선언에서도 '완전한 비핵화'를 말했지, '부분적인 비핵화'를 말하지는 않았다. 만약 미국이 북한의 ICBM 능력만 제거하려고 하거나, 완전한 비핵화에 못 미치는 수준에서 비핵화를 마치려고 하면 한국과 일본에서 엄청난 안보 우려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폼페이오의 최근 발언들은 북한이 즉각 비핵화를 하도록 만드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핵 문제를 풀 기 전에 '관리'하는 과정으로 가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이 국제사회 제재 체제의 결속을 무너뜨리려고 한다는 생각이 든다. 한·미 간도 마찬가지다. 만약 미·북 정상회담 이후 평화 체제 논의가 궤도에 오르면 한·미 동맹이나 주한 미군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훼손하는 주장이 많이 나올 것이다. 한·미 동맹에 미칠 영향도 미리 생각해 봐야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16/201805160028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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