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2 美北정상회담]

카자흐, 완성 핵무기 외부 반출
리비아, 핵장비·서류 美로 옮겨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북한 내 핵무기와 물질, 핵개발 장비·문서 등을 속전속결로 미국으로 반출해 폐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핵무기를 외부로 반출하는 점은 1992년 카자흐스탄과 비슷하고, 핵 개발 관련 장비·문서까지 모두 미국으로 가져가는 건 2004년 리비아식과 유사하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국무부 군축 담당 차관으로 있던 2004년 1월, 미국은 리비아로 군 수송기를 보냈다. 2003년 말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리비아에서 핵무기 제조에 관한 서류와 장비 25t을 미 테네시주 오크리지 연구소로 옮겼다. 그해 9월까지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를 비롯한 총 1000t 이상의 장비가 미국으로 반출됐다. 다만 리비아는 당시 완성 단계의 핵무기는 없었다.

미국은 이 과정을 지켜보면서 2004년 2월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미 국무부 이익대표부를 설치했고, 6월에 연락사무소로 격상했다. 이어 9월 금융 제재를 풀었다. 리비아와의 국교 정상화와 테러 지원국 해제는 비핵화가 완전히 종료된 후인 2006년에 이뤄졌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서도 이처럼 핵무기 반출·폐기 추이에 따라 제재 완화 등 '경제적 보상'을 할 것으로 보인다.

완성 단계의 핵무기 등을 외부로 반출하는 건 카자흐스탄과 유사한 점이다. 카자흐스탄은 1991년 구소련 붕괴 후 핵탄두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등 구소련의 전략 핵무기를 다수 물려받았다.

카자흐스탄은 1992~1995년 핵무기 1000여 기와 전략 폭격기 등을 러시아로 반출했다. 미국은 이른바 '넌-루가 프로그램'을 통해 핵 해체 비 용과 대체 연료 비용 등을 지원하고 체제 안전을 보장했다.

북한의 경우 핵 반출 지역은 미국이다. 하지만 북한이 핵무기·물질을 미국보다는 중국이나 러시아로 넘기길 원할 것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

외교 소식통은 "볼턴이 제시한 핵 폐기 방식은 일종의 리비아와 카자흐스탄 혼합 방식인데, 미 당국 일각에선 이것을 새롭게 '코리아 방식'이라 부르기도 한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15/201805150018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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