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북한에서 내려올 이산가족 상봉단이 묵을 쉐라톤 워커힐 호텔, 그들을 맞이할 남쪽 가족들이 묵을 올림픽 파크텔과 이들의 집단상봉 장소인 코엑스는 13일 손님맞이 단장에 여념이 없었다.

85년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해 9차례에 걸쳐 북한 손님을 맞았던 워커힐 호텔은 북한 서울방문단 150여명을 위해 50여종의 음식을 준비했다. 통일 케이크, 인삼야채 무침, 민어 삼색전, 밀쌈 구절판….

정병술 조리팀장은 “주로 노인들이므로 음식을 부드럽게 만들고, 비교적 싱거운 북한식 입맛에 맞추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경력 30년이 넘는 베테랑으로, 올해 북한 농구단과 평양교예단이 묵었을 때도 책임지고 음식을 만들었다. 워커힐 제과 파트에서는 선물용으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캐릭터가 들어있는 케이크를 준비했다.

북한 서울 방문단 숙소, 가족별 상봉장, 서울과 평양의 이산가족 상봉 소식을 전하는 상황실과 프레스센터로 이용될 워커힐 호텔은 이날 프레스센터와 상황실 등을 준비하느라 북적였다.

호텔 본관에는 ‘7000만 모두가 행복할 때까지’라고 적힌 세로 10m, 가로 6m 크기의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이산가족들이 묵을 7~8층 객실 냉장고 미니바에는 외제품을 모두 빼고 국산품만 채워 넣었다. 남북공동제작 담배인 ‘한마음’도 준비했다.

이산가족이 만날 예정인 지하1층 썬플라워룸도 새단장을 했고, 프레스센터에선 인터넷망과 전화선 설치 공사가 한창이다. 또 상봉 충격으로 건강상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호텔은 간호사들을 24시간 배치하고 앰뷸런스도 대기시킬 계획이다.

북에서 내려올 이산가족과 상봉하는 500여명의 남한 가족들이 묵을 송파구 올림픽 파크텔도 ‘50년 만에 가족을 만나는 노인들이 놀라지 않도록 마음을 다스리는 음식’으로 인동초 갈비탕을 준비했다. 15일 집단상봉이 이뤄지는 코엑스 컨벤션홀에서도 테이블을 설치하고, 환영 현수막을 내거는 등 행사준비가 한창이었다.

/정성진기자 sj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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