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ZTE 정상화 위해 시진핑과 협력"

미국의 제재로 존폐 위기에 몰린 중국 2위 통신장비업체 ZTE가 기사회생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 트위터를 통해 “ ZTE가 빨리 비즈니스를 다시 정상화할 수 있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ZTE를 큰 휴대폰 회사로 묘사한 트럼프 대통령은 (미 당국의 제재로)중국에서 너무 많은 일자리를 잃게 됐다고 지적하고 (미국) 상무부에 (ZTE 정상화를)지시했다고 전했다.

7만 5000여명의 직원을 둔 ZTE는 지난 달 16일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7년간 금지당한 이후 선전(深圳)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협력업체 직원 수천여명도 강제 휴가 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미국의 제재 이후 한달도 되지 않아 마비상태에 빠진 세계 4위 통신장비업체이자 9위 스마트폰업체 ZTE가 회생의 끈을 잡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미국과 중국간 '첨단기술 냉전'의 첫 번째 희생자는 애플도 화웨이도 아닌 ZTE가 될 수 있다"(뉴욕타임스)는 우려를 덜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트럼프의 유화 제스처는 ZTE가 지난 9일 홍콩거래소에 미국 당국의 제재로 회사의 주요 영업활동이 중단됐다고 밝히고, 중화권 언론들이 미국 퀄컴 칩 등 핵심 부품을 공급받지 못한 ZTE가 중국내 스마트폰 판매도 중단됐다는 소식을 전한 직후에 나왔다.

트럼프의 트윗 시점은 지난 3,4일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무역협상에서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해 빠르면 이번주 중국 대표단이 워싱턴을 방문해 2차 협상을 가질 것으로 예고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지난 8일 전화통화에서 미중 무역마찰을 적절하게 처리하기로 논의한 직후이기도 하다.
 

ZTE는 미국 당국에 제재 유예를 요청하고, 중국 당국은 ZTE 제재에 대해 엄중한 교섭을 제기했지만 미국 상무부는 제재 기간이 끝나는 7년 뒤에나 협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때문에 워싱턴을 방문하는 중국 대표단 대표로 류허(劉鶴)부총리가 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중국이 협상 타결을 위해 미중 경제협상 경험이 풍부한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을 보낼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는 등 미중 무역마찰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ZTE 회생 언급이 이 같은 전망을 뒤집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특히 내달 12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회담한다고 발표된 가운 중국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인식도 트럼프 대통령이 ZTE 회생 카드를 내민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40여일만에 중국을 다시 찾아 시 주석과 7~8일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에서 회담을 갖는 등 북한은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을 ‘방패막이’로 내세우고 있다. NHK 등 일본 언론들은 미북 정상회담에 시 주석이 참석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고 최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마찰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과의 협상을 별개로 진행하면서도 서로 연계하는 전략을 구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