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美北정상회담]

靑 "예상보다 조금 빨라질 수도"
탈북 종업원 문제 변수 가능성에 "북한이 송환 조건 붙이진 않아"
 

북한이 2013년부터 간첩죄 등으로 구금하고 있는 한국인 6명에 대한 석방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은 향후 미·북 정상회담과 남북 관계 급진전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 억류 미국인 3명을 석방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남북은 그동안 비공식 접촉에서 북한 비핵화를 중점 논의해왔지만 남북 관계 개선 차원에서 억류 한국인 문제도 검토해온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억류 한국인 6명 송환을 요청했고, 청와대는 9일 이런 사실을 공개했다.

정부는 이들의 석방 여부와 협상 상황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0일 기자들에게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청와대가 문 대통령의 송환 요청을 공개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힌 것은 북한에서 어느 정도 긍정적 신호를 받았기 때문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김정은 위원장이나 김영철 부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 때 문 대통령의 송환 요청에 "검토해 보겠다"고 답한 이상, 석방 논의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그러나 정부와 청와대에선 아직 신중론이 우세하다. 억류 미국인 석방도 올 초부터 남·북·미에서 물밑 접촉이 있었지만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전격 성사된 것을 보면, 한국인 석방 여부와 시기 등은 여전히 확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문제가 진전되고 남북 간에도 관계 개선 논의가 진행된다면 억류자 석방 제의 고리도 함께 풀릴 수도 있다. 그러나 북한이 그동안 '납치'라고 주장해온 2016년 중국의 북한 식당 탈출 종업원 문제가 변수가 될 수 있다. 북한은 아직 억류 한국인 석방에 대한 대가로 종업원들의 북송(北送)을 요구하지는 않고 있다고 한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무슨 조건을 제시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이 언제든 이 문제를 들고나올 수 있다.

억류 한국인 석방 문제는 미·북 정상회담 장소와 날짜가 공개된 만큼 조만간 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핫라인 통화에서 거론될 수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핫 라인 통화는 예상보다 조금 당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11/201805110023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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