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美北정상회담]
국제연구진, 위성 레이더 분석 "풍계리 지반 대규모 붕괴 확인"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이 있는 함경북도 만탑산이 지난해 6차 핵실험 이후 0.5m 내려앉은 것으로 밝혀졌다. 핵실험 직후 발생한 여진(餘震)도 핵폭발 충격으로 지하 갱도가 무너진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으로 지반이 크게 붕괴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는데 이번에 그 증거가 나온 것이다.

미국과 싱가포르·중국·독일 과학자들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11일 자에 발표한 논문에서 "지난해 9월 3일 핵실험 전후의 인공위성 관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 만탑산 지표면이 핵폭발 당시 충격으로 2m 위로 올라갔다가 수분 뒤 다시 내려앉으면서 고도가 전보다 0.5m 낮아졌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북한 6차 핵실험으로 만탑산 50㎝ 내려앉아
연구진은 독일과 일본 인공위성이 만탑산 일대를 촬영한 영상레이더(SAR) 자료를 분석했다. SAR은 위성이 쏜 레이더 신호가 지표에 닿을 때까지의 거리를 측정해 높이 변화를 알아낸다. 연구진에 따르면, 핵폭발은 해발 2205m 만탑산 정상에서 약 450m 아래 땅속에서 일어났다. 폭발로 주변 화강암이 녹아 지름 50m의 축구장만 한 빈 공간이 만들어졌고 만탑산은 핵폭발 충격으로 위로 밀려 올라갔다가 곧 내려앉기 시작했다. 논문 대표저자인 더글러스 드레거 UC버클리 교수는 "핵폭발 이후 만탑산의 지반 압축은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6차 핵실험으로 인해 핵실험장의 지하 갱도가 붕괴했을 가능성도 크다고 밝혔다. 핵폭발로 규모 5.2의 인공지진이 발생했는데, 8분 30초 뒤에 다시 규모 4.5의 여진이 일어났다. 연구진은 "여진 발생 지역은 핵폭발 지점에서 남쪽으로 700m 떨어진 곳으로, 핵폭발 지점과 핵실험장 갱도 입구의 중간 위치"라면서 "갱도나 이전 핵실험으로 만들어진 빈 공간이 붕괴되면서 여진이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만탑산의 지표 이동을 근거로 6차 핵실험의 위력을 120킬로톤(TNT 폭약 12만t)으로 추정했다. 이는 2차대전 당시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한 원자폭탄의 8배 규모이다. 김상완 세종대 공간정보공학과 교수는 "위성 영상레이더는 지반의 이동을 수 ㎝까지 알아낼 수 있다"며 "과거 핵실험 때 영상레이더 자료와 비교하면 6차 핵실험은 폭발 규모가 커 지표가 상당히 많이 움직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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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11/2018051100241.html#csidx1008d97bdd4bbbd9359c7eb4cd5bcf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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