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미·북 정상회담이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것으로 확정된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떤 방식으로 싱가포르로 이동할지도 관심거리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러 중국 다롄(大連)을 방문할 때 비행기를 타고 가면서 자신의 전용차도 가지고 갔다.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 사망 이후 북한 최고 지도자가 비행기로 해외를 방문한 것은 처음이었다. 이 때문에 다롄 방문이 미·북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일종의 예행연습이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회담을 마치고 북측으로 향하기 전 인사를 하고 있다. /AP통신·연합뉴스

당시 김 위원장은 특별열차를 탔던 3월 방중과는 달리 비행기를 이용했다. 김 위원장의 전용기 ‘참매 1호’로 추정되는 비행기다. 옛 소련 시절 제작된 ‘일류신(IL)-62M’을 개조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4개의 엔진을 장착한 IL-62M은 비행 거리가 1만㎞에 달해 평양에서 미국 서부 해안이나 유럽 도시까지 비행할 수 있다.

반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집권 기간 단 한 차례도 비행기로 해외를 방문하지 않았다. 7차례 중국 방문 때마다 모두 열차를 이용했다. 2001년 러시아 방문 때도 열차를 탔다. 김 위원장도 2012년 공식 집권 이후 첫 해외 방문이었던 3월 방중 때는 열차를 탔다.

김 위원장의 비행이 이례적으로 비춰지다보니 그가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역시 정상국가”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 비행기를 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싱가포르가 유력 회담 후보지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시험 삼아 비행기 외교를 했다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탑승한 북한 정부 전용기가 지난 8일 중국 다롄 공항을 이륙하고 있다. /연합뉴스
싱가포르까지 김정은의 전용차를 수송·경호하는 것도 북한 입장에선 큰 과제다. 김 위원장은 지난 남북 정상회담과 두 차례의 북중 정상회담에서 모두 전용차인 마이바흐를 끌고 왔다. 싱가포르에도 그가 마이바흐를 갖고 올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벤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전용차는 ‘벤츠-마이바흐 S600 풀만 가드’로 추정된다. 이 차량은 2016년 출시됐으며, 방탄차로 특수 제작된 리무진이다. 무게는 5톤에 가깝고 시가 8억~10억원으로 알려진다.

이런 상황들을 종합할 때 김 위원장의 방중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과 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이면에는 미·북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수송·경호 점검의 목적도 있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까지 싱가포르 내 유력한 회담 후보지로는 샹그릴라 호텔이 꼽힌다. 연례안보회의인 ‘아시아안보회의’도 이곳에서 2002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2015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 당시 대만 총통의 역사적 첫 정상회담도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렸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11/201805110065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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