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사전 교섭에서 북한 측에 핵 기술자 수천 명을 해외로 이주시키라고 요구했다고 아사히 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신문은 북한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핵개발에 관여한 최대 수천 명에 달하는 기술자를 해외로 보내는 한편 핵개발 관련 자료도 폐기하라고 압박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측은 북한이 실시한 6차례에 걸친 핵실험과 영변 핵 관련시설에 관한 데이터를 없애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북한 측은 핵개발 데이터 폐기에는 애매한 태도를 취했지만 핵기술자 이주에는 난색을 표시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미국이 물밑 협상에서 이처럼 큰 요구를 한데 대해 북한은 소극적인 자세를 보임에 따라 비핵화에 둘러싼 쌍방 간 의견 차이가 좁혀질지가 불확실하다고 소식통은 지적했다.

또한 미국은 생화학무기 등 모든 대량살상무기(WMD)를 폐기하라고 북한에 요구하고 있다.

장거리 탄도 미사일과 같은 성능을 가진 인공위성을 탑재한 우주 운반로켓의 발사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미국은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북한은 공식적으로는 생화학무기의 보유를 부정하는 상황이고 기념일을 맞아 로켓 발사를 계획하는 사실에서 이런 미국의 요구에 강력히 반발할 것으로 신문은 관측했다.

미북 간에는 핵폐기를 완료하는 기간과 방법을 놓고 현격한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그간 미국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를 수개월에서 약 2년의 단기간에 실행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북한은 단계적으로 장시간 동안 폐기한다는 전략을 쓰고 있다. 핵무기 폐기 대가에 관해서도 미국이 모든 조치가 끝난 후를 상정하는 반면 북한은 단계적인 조치 때마다 받기를 원하고 있다.

미국이 요구한 핵개발 데이터 폐기와 핵기술자의 해외이주는 핵폐기의 방법상 문제이다.

북한은 이제껏 사전 교섭에서 핵무기와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의 폐기에는 응할 방침을 분명히 해왔다.

하지만 미국은 핵무기와 ICBM을 없앤다고 해도 관련 자료와 기술을 남겨두면 앞으로 언제라도 핵개발을 재개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신문은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3월 말에 이어 40일 만인 7~8일 다시 방중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만난 배경에는 미국의 강경 요구에 맞서 중국과 연대해 대응하려는 속셈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10/201805100108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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