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2차 訪中]
習, 김정은 집권후 첫 '순치' 표현… 美北회담 앞 '혈맹' 강조
美 생화학무기 폐기까지 요구하자… 金 또 '중국 보험 들기'
'차이나 패싱' 우려하던 시진핑 "金의 전략적 소통 높이 평가"
미·북 정상회담을 한 달여 앞둔 7~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다롄(大連)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또다시 만나면서 '북한 비핵화 방정식'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두 사람이 이틀에 걸쳐 전면적이고 심도 있게 논의했다는 '양국 간 중대한 공동 관심사'는 남북과 미·북이 지난 석 달 동안 논의해 온 북 비핵화 문제다. 남·북·미 간 비핵화 논의에 중국이 끼어들면서 미국이 주장해 온 'CVID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 비핵화)'는 물론이고 미·북 정상회담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정은은 시 주석과 만나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과 안보 위협이 제거돼야 한다"며 단계적, 동시적 조치를 통한 비핵화를 재차 강조했다. 미국이 최근 '영구적 비핵화(PVID)'와 '생화학무기 폐기'를 요구하며 비핵화 협상의 '허들'을 한층 높이자, 북한이 중국과 밀착하며 미·북 간 사전 협상의 판을 흔들고 있는 모양새다. 중국도 남·북·미 중심의 '한반도 비핵화 게임'에서 핵심 플레이어로 올라서려는 기색이 완연하다. 미·북 정상회담 일정 발표가 늦어지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역학 구도와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정은 "우린 하나" 시진핑 "脣齒관계"
◇김정은 "우린 하나" 시진핑 "脣齒관계"
미·북 정상회담을 한 달 앞두고 김정은이 40일 만에 다시 중국을 찾아 기존의 '단계적 비핵화'를 다시 강조한 것은, 미국의 입장이 예상보다 강경하다고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미국의 신임 외교·안보 라인은 대북 협상의 타깃을 '핵무기'에서 생화학무기로 넓혔다. 'CVID'도 'PVID'로 바꿨다.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은 "김정은이 다시 급하게 중국을 찾은 것은 미국의 요구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며 "북·중 밀월로 대미 협상력을 키워야 할 필요성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과 시 주석은 이번에도 '하나의 혈맹'을 강조했다. 김정은은 "조·중 사이의 마음속 거리는 더욱 가까워졌고 떼어놓을 수 없는 하나로 이어졌다"고 했고, 시 주석은 "두 나라는 운명 공동체, 변함없는 순치(脣齒·입술과 이) 관계"라고 답했다. 북·중 관계에서 '순치 관계'가 언급된 것은 김정은 집권 이후 처음이다. 김정은은 '판문점 선언'에서도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며 '우린 하나'를 강조했었다.
청와대와 정부는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변수'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이 과도하게 개입할 경우 비핵화 협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특히 중국이 제재 해제 등 카드로 북한의 뒤를 받쳐주면 비핵화 협상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튈 가능성도 있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적절한 시기에 중국이 등장하고 적절한 시기에 빠져 주는 것이 우리 입장에선 제일 좋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불안감 달래며 보험 들기
일각에서는 김정은이 중국의 불안감을 달래기 위해 전격적으로 다롄에 갔다는 말도 나온다. '판문점 선언'은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에 대해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 회담 개최를 추진한다"고 했다. 이후 중국 내에서는 '중국이 배제될 수 있다'는 '차이나 패싱론'이 제기됐다.
중국 측 발표에 따르면 김정은은 "현재 지역 형세가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관건적 시기에, 다시 중국에 와서 상황을 통보하고, 전략적 소통·협력을 강화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도 "한반도 정세가 복잡한 변천을 겪는 관건적 시기에 40여일 만에 다시 중국에 와서 나와 회담한 것은 위원장 동지가 북·중 관계와 전략적 소통을 고도로 중시한 것으로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북·중 전통의 우의는 양국 공통의 가치 있 는 보배이며, 유일하게 정확한 선택"이라고도 했다.
특히 시진핑이 자국이 만든 첫 항공모함인 'OO1A'함의 시험 운항을 보기 위해 다롄항을 찾은 만큼, 김정은과 나란히 출항 행사를 지켜봤을 가능성도 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김정은이 항모 출항 행사에 참석했다면 북·중 관계가 과거의 군사동맹으로 회귀한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은과 시 주석은 이번에도 '하나의 혈맹'을 강조했다. 김정은은 "조·중 사이의 마음속 거리는 더욱 가까워졌고 떼어놓을 수 없는 하나로 이어졌다"고 했고, 시 주석은 "두 나라는 운명 공동체, 변함없는 순치(脣齒·입술과 이) 관계"라고 답했다. 북·중 관계에서 '순치 관계'가 언급된 것은 김정은 집권 이후 처음이다. 김정은은 '판문점 선언'에서도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며 '우린 하나'를 강조했었다.
청와대와 정부는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변수'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이 과도하게 개입할 경우 비핵화 협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특히 중국이 제재 해제 등 카드로 북한의 뒤를 받쳐주면 비핵화 협상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튈 가능성도 있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적절한 시기에 중국이 등장하고 적절한 시기에 빠져 주는 것이 우리 입장에선 제일 좋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불안감 달래며 보험 들기
일각에서는 김정은이 중국의 불안감을 달래기 위해 전격적으로 다롄에 갔다는 말도 나온다. '판문점 선언'은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에 대해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 회담 개최를 추진한다"고 했다. 이후 중국 내에서는 '중국이 배제될 수 있다'는 '차이나 패싱론'이 제기됐다.
중국 측 발표에 따르면 김정은은 "현재 지역 형세가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관건적 시기에, 다시 중국에 와서 상황을 통보하고, 전략적 소통·협력을 강화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도 "한반도 정세가 복잡한 변천을 겪는 관건적 시기에 40여일 만에 다시 중국에 와서 나와 회담한 것은 위원장 동지가 북·중 관계와 전략적 소통을 고도로 중시한 것으로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북·중 전통의 우의는 양국 공통의 가치 있 는 보배이며, 유일하게 정확한 선택"이라고도 했다.
특히 시진핑이 자국이 만든 첫 항공모함인 'OO1A'함의 시험 운항을 보기 위해 다롄항을 찾은 만큼, 김정은과 나란히 출항 행사를 지켜봤을 가능성도 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김정은이 항모 출항 행사에 참석했다면 북·중 관계가 과거의 군사동맹으로 회귀한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09/2018050900269.html
조선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