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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두 개의 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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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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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매사를 事前 의논하고, 北 끌어안는 새 질서 함께 구축
미·북, '상호 관세 면제 조약' 맺어 북한산 제품과 美 생산재 맞교역
미국과 남북한 모두에 '윈·윈'… '中의 北 경제 장악'도 막아
 

김진명 소설가
김진명 소설가

미·북 회담은 상당한 성과를 낼 것이다. 국내 사정 등으로 당장 큰 공적이 필요한 트럼프에게 북한의 핵 포기야말로 최고의 치적일 수밖에 없다. 핵 보유는 수단일 뿐 최종 목표는 정권 유지인 김정은 또한 미국과 틀어지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북한의 핵 포기가 남북의 밀월 시대를 열고 통일로 이어질 거라는 시각은 위태롭다. 핵 포기, 종전협정이 눈앞의 큰 목표이기는 하지만 문제의 진정한 본질은 앞으로 북한 경제의 헤게모니를 중국이 장악하게 된다는 사실에 있다. 석유, 장마당 등 북한은 현재도 중국 경제권의 일부이지만 북한이 본격적으로 개혁·개방의 길로 나아가면 중국은 거대 자본을 동원해 북한을 포획해버릴 것이다. 천안문 사태의 재발을 그 무엇보다 두려워하는 중국 지도부는 중국에 민주주의를 전파시킬 것이 틀림없는 남북통일을 절대 그냥 두고 보지 않는다. 그러므로 중국의 투자는 시장 논리 외에 체제 수호 차원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로 이루어질 것이다. 이에 반해 우리 기업들은 위험성 높은 북한에 투자하는 걸 두려워하기 때문에 북한은 중국의 품에 떨어지지 않을 도리가 없다. 따라서 우리 정부가 북한 경제의 프레임 구축에 대한 고민 없이 해빙에만 진력하면 북한을 중국의 품에 들이밀어 통일과 영영 멀어지는 역사적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이에 두 가지 중요한 관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하나는 '재팬 패싱(Japan passing)'을 방지해야 한다. 지난 70년간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과 삼각동맹을 이루어 역사상 최고의 번영을 구가했다. 자유주의, 민주주의, 자본주의의 이념을 공유하는 세 나라는 체제가 전연 다른 러시아, 중국, 북한의 거친 도전을 잘 막아내며 평화와 번영을 지켜온 것이다. 한국 경제의 성장을 깊이 관찰하면 미국 못지않게 일본이 기여해 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한국에 전쟁이 나면 같이 싸워줄 나라 역시 미국 외에 일본이다. 지금 우리가 새 발걸음을 내딛지만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고, 설사 성공한다 하더라도 예상치 못한 위험은 상존하기 때문에 주한미군과 한·미·일 동맹을 함부로 해체하면 안 된다. 따라서 지금처럼 일본에 사후 설명을 하는 식은 옳지 않고 매사를 사전(事前)에 의논하는 미국 레벨로 일본을 참여시켜 북한을 끌어안는 새로운 질서를 한·미·일이 함께 구축해야 한다.
 
[시론] 두 개의 고언
/일러스트=이철원

또 하나는 미국의 복잡한 심사를 제대로 헤아리는 일이다. 미국 입장에서 북핵은 없어져야 하지만 동시에 필요악이기도 했다. 다른 국가들과 달리 군수산업의 비중이 매우 크고 군사력으로 달러 가치를 지켜내고 있는 미국에 북한은 무력 증강의 좋은 명분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중국과의 대결에서 난사군도나 센카쿠보다 훨씬 유용한 군사 격돌의 도화선인 북한 카드를 과연 버려야 하느냐의 고민을 미국은 가지고 있다.

따라서 트럼프가 챙길 만큼 챙기고 난 후 여러 악조건을 내걸어 북한이 이탈하도록 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점에서 북핵 문제의 해결이 홍보성 치적을 넘어 트럼프 자신의 철학과 미국민을 향한 공약을 완수하는 새로운 지평이 열리도록 하면 최상이다. 현재 미국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역수지 적자인데 역설적이게도 미국은 자신의 초강대국 지위를 위협하는 중국의 제품 없이는 단 하루도 지탱할 수 없는 모순된 경제구조에 빠져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책략이 나온다. 문 대통령이 한국의 경험, 자본, 기술의 도움만 받으면 북한이 질이나 양에 전혀 모자람 없이 중국 대신 모든 소비재를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을 트럼프에게 각인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중국과 달리 북한은 대미 무역에서 발생하는 흑자를 한 푼 남김없이 미국 제품 수입에 쓸 것이라는 점을 알리는 것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소비재와 달리 북한의 국가 경제를 일으키기 위해 꼭 필요한 생산재와 플랜트는 미국이 세계 최고이다. 이렇게 하면 트럼프는 최고의 난제인 대중 무역적자 문제를 단숨에 해결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미국은 북한과 상호 관세 면제 조약만 체결하면 되는 것이다. 미국 시장이 무제한으로 열리면 남한의 모든 기업들은 광속도로 북한에 올라가 삽시간에 북한에는 개성공단 천 개가 만들어진다. 수백만을 헤아리는 북한 병력 도 생산 현장에 투입되어 남북은 평화와 번영의 길로 달릴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과 트럼프에게 이 점을 인식시켜 쓸데없는 시간 낭비 대신 티끌조차 남기지 않는 완전무결한 핵 신고와 미국이 주도하는 초스피드의 검증, 그리고 검증 완료 선언과 동시에 무관세 조약이 발효되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왕 서방이 거머쥐게 될 것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07/201805070162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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