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3명. 왼쪽부터 김동철, 김상덕, 김학송 씨.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3명이 조만간 석방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각) 자신의 트위터에 “지난 정부가 북한 노동교화소로부터 3명의 인질을 석방하라고 오랫동안 요청해왔으나 소용없었다. 계속 주목하라!(Stay tuned!)”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트윗은 이달 중 열릴 예정인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억류자 석방을 둘러싼 협상이 타결됐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Stay tuned’라는 표현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요한 발표가 임박했을 때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다.

북한에는 현재 김동철, 김상덕, 김학송 등 한국계 미국인 3명이 억류돼 있다. 목사인 김동철씨는 2005년 10월 간첩혐의로 노동교화형 10년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평양과학기술대에서 초빙교수로 근무하던 김상덕(토니 김)씨는 지난해 4월, 같은 대학에서 농업기술 보급 활동을 하던 김학송씨는 반국가 적대행위로 지난해 5월 체포됐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2일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이 최근 노동교화소에서 풀려나 평양의 모 호텔로 거처를 옮겼다며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3월말~4월초 비밀리에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중앙정보국 (CIA) 국장과의 회담에서 미국인 3명의 석방을 결정했다.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도 2일 미국의소리(VOA)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4월 25일쯤 북한 평양 쪽에서 미국인 억류자 3명이 4월 초에 평양 시내에 있는 모 안가, 휴양소에서 보호 관리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후 5일 동안 좀 더 알아봤다. 다른 쪽의 북한 관계자들에게 알아보니 정보가 정확해 언론에 공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 정부 관계자는 “보도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이런 보도의 사실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해외에 있는 우리 국민의 안정과 안전은 국무부가 최우선시하는 사안 중 하나다. 우리는 북한에 억류된 미국 국민이 최대한 조속히 귀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그는 “지난 정부가 북한 노동교화소로부터 3명의 인질을 석방하라고 오랫동안 요청해왔으나 소용없었다. 계속 주목하라!”고 트윗을 남기며 미국인 억류자의 석방이 가시권에 들어왔음을 시사했다. /트위터 캡쳐
트럼프 대통령은 미북정상회담에서 억류된 미국인의 석방문제를 다루겠다고 공언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이달 초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직접 미국인 억류자 석방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지난달 30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만약 북한이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인 억류자들을 석방한다면 그들의 정통성을 보여줄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언론은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미국에 건네는 화해 제스처의 일환으로 억류 미국인들을 송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계 미국인의 석방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한국인 억류자들의 석방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통일부 당국자는 3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 6명의 석방문제에 진전이 있느냐’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확인해드릴 만한 사안은 없다. 정부는 인도적 문제가 해결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정부 내에선 최근 관계 개선 분위기로 인해 한국인 억류자들의 문제도 조만간 해결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전날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 석방에 대해 “(남북 정상의) 합의사항을 보면 ‘남과 북은 민족 분단으로 발생한 인도적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대목이 있다는 정도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북한에는 우리 국민 6명이 억류된 상태로, 이들은 대부분 북중 접경 지역에서 선교 활동을 하다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03/201805030166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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