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환경전문가들이 금강산에서 만나 북한 산림 복원 방안과 지원 규모를 논의했다. 순수 민간자금의 지원을 전제로 한 환경단체의 방북은 처음이다.

‘북한에 묘목 보내기 운동’을 벌여온 ‘평화의 숲’(이사장 강영훈·강영훈) 문국현(문국현·유한킴벌리 사장) 공동위원장과 고려대 김진수(김진수) 교수 등 민간 조림전문가 4명은 지난 10일 동해항을 통해 방북했다. 우리 측은 남한 실향민들이 북한 고향 지역의 산을 하나씩 맡아 녹화(녹화)자금을 대는 ‘고향숲 가꾸기 운동’을 제안했다.

방북단은 또 북한 국토환경보호성 간부들과 만나 양묘장 복구 지원을 논의했으며, 강원도 홍수 피해지역을 둘러보고 14일 돌아온다. 방북단은 남북 간 환경전문가 회의를 정례화하고, 산림복구기금을 남한 전 국민이 참여해 마련할 기회도 만들기 위해 ‘금강산 산상음악회’를 여는 방안도 제의했다. 북한은 95년 이후 잇단 홍수와 에너지난으로 산림 45억평이 훼손되고, 임업성 산하 90개 양묘장 가운데 30여개가 미복구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평화의 숲’은 북한 산림 복구를 위해 작년 결성된 단체로, 그동안 5차례에 걸쳐 묘목 20여만 그루와 종자 540만개 및 비료 등을 보냈다. 문 위원장은 “이번 방북이 남북 환경협력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남·북한 서로 정보와 인력을 교류해 환경문제 해결에 함께 나서자”고 말했다.

/김수혜기자 sh-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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