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선언' 이후]

핵무기 발사 통신장비 들어있어 訪中 당시 중국과 마찰 알려져
미·북 경호 스타일 많이 달라 靑 경호처가 조정 역할할 듯
 

트럼프와 함께 움직이는 ‘핵 가방’지난해 1월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앙정보국(CIA) 본부 건물을 나올 때 정복 차림의 군인이 검은색 ‘핵가방’을 들고 그 뒤를 따르고 있다. 핵가방에는 핵무기 발사 명령용 위성통신 장비와 관련 안내 책자 등이 들어 있고 무게는 20㎏ 정도다.
트럼프와 함께 움직이는 ‘핵 가방’ - 지난해 1월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앙정보국(CIA) 본부 건물을 나올 때 정복 차림의 군인이 검은색 ‘핵가방’을 들고 그 뒤를 따르고 있다. 핵가방에는 핵무기 발사 명령용 위성통신 장비와 관련 안내 책자 등이 들어 있고 무게는 20㎏ 정도다. /UPI 연합뉴스

5월 말 열리는 미·북 정상회담 개최 장소로 판문점이 유력하게 고려되고 있는 가운데 실제 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릴 경우 대통령 경호처가 미·북 정상(頂上)의 경호 실무 협의에 참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2일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이날 "언어와 문화가 다른 미국과 북한은 경호 방식도 판이할 수밖에 없고, 이를 조율하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며 "경호처가 미·북 간 입장 차이를 좁히는 역할을 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고 했다.

보통 정상회담에서 경호 장비 착용이나 동선(動線) 등 세부 사항은 초청국 규정을 기본으로 양국이 협의해 결정한다. 하지만 이번 미·북 회담이 '제3의 공간'인 판문점에서 치러질 경우 경호 계획을 협의하는 기간이 평소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수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과 북한의 경호 스타일을 경험한 경호처가 '중개·조정'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호처는 작년 6~11월 세 번에 걸친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호를 담당하는 미 비밀경호국(SS)과 손발을 맞췄다. 또 지난달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경호를 전담하는 북 호위사령부와도 세 차례 실무 회담을 통해 합동 경호했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당시엔 핵무기 발사 명령용 통신 장비 등이 들어 있는 '핵 가방(nuclear football)' 출입 문제를 두고 미국 측 수행원과 중국 경호원 간 과격한 몸싸움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적인 보안 절차에 대해 미·중이 사전 협의를 했음에도 우발적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번 미·북 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핵 가방을 든 군사 보좌관이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경호 논의 과정에서 '핵 가방 지참' 문제가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회담 장소가 확정되면 백악관 비밀경호국 경호팀이 현장 답사에 나선다. 미국의 정상 경호 작전은 통상 두 달 전에 시작되지만 이번엔 일정상 3~4주 안에 마무리해야 한다. 미 경호팀은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백악관 선임이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참석차 방한하기 전 미군 수송기를 타고 한국에 도착해 동선 등을 점검했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03/201805030032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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