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선언' 이후] 트럼프 "며칠내 장소·날짜 발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북한과의 만남을 현재 준비하고 있고, 장소와 날짜는 며칠 내에 발표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은) 큰 문제였지만 잘 해결될 것"이라며 "미국이 원하는 것은 평화이고, 핵심은 이 일(비핵화)을 해결하는 데 있다"고 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회담 장소가 압축됐다"고 했다. 미·북 정상회담의 첫 단추로 여겨지는 장소와 시기 문제에 관한 양측 의견이 거의 접근했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트위터 등에 판문점을 유력한 정상회담 후보지로 거론하면서 "싱가포르 등 2~3곳의 후보지가 있다"고 했었다. 또 정상회담 시기에 대해선 지난 28일 "3~4주 이내에 열릴 것"이라고 했다.

장소 문제와 관련, 백악관은 평양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이날 일본 아사히신문이 "북한 당국이 평양 개최를 염두에 두고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는 '판문점과 함께 평양도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평양은 고려·검토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물밑 접촉 과정에서 줄곧 평양 개최를 요구했지만 미국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대규모 경호팀이 평양에 들어가 트럼프 대통령의 이동 경로를 사전 답사하며 북한 시설물을 샅샅이 점검해야 하는데, 이 경우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 차량인 캐딜락 수십 대가 성조기를 달고 평양 거리를 누빌 텐데 북한으로서는 수용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을 찾을 경우 '비핵화'가 중점 의제인 미·북 회담에서 '시작부 터 양보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북한 인권 문제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이유로 보수층이 반발할 수 있다는 이유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도 이날 "지난 28일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전화 통화에서 후보지 2~3곳을 거론할 때 평양은 없었다"며 "북한이 선호하는 장소가 어디인지에 대해서 (한·미 정상 사이에) 얘기 자체가 없었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03/201805030033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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