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선언' 이후]

입모양으로 풀어본 '두 정상 독대 30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7일 오후 판문점 '도보다리' 산책 도중 배석자 없이 벤치에 앉아 약 30분간 밀담을 나눴다. 당시 장면을 TV가 생중계했지만 목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이와 관련, 일본 방송사 NTV는 지난 30일 두 정상의 입 모양을 분석해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핵 시설'과 '트럼프', 김정은은 '미국'과 '유엔'이라는 단어를 반복해 언급했다"고 전했다.
 
본지가 입 모양으로 말소리를 유추하는 구화법(口話法) 전문가 3명에게 의뢰해 분석한 바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도보다리 출발점에서 "단절보다는 앞으로도 남북 간에 좋은 쪽으로 자주 대화를 나누자"는 말로 운을 뗐다고 한다. 벤치에 앉은 이후에는 김정은이 대화를 이끌었다. 김정은은 "북·미 회담을 했을 때 (결과가) 좋게 나와야 할 텐데 제대로 차근차근 진행해서 하자가 없게 하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한참 문제가 됐잖아요. 다음에 나오면 (미국이) 받아들일 수가 있도록 더 알아보겠습니다"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대화를 끊지 않고 경청했다. 김정은은 "미국이 우선 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말인 건가요?" 등 미국의 의중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의견을 묻기도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큰 손동작을 곁들여 설명했다. 또 김정은은 중간중간 '미국' '트럼프' '핵무기'라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말했 다. 한 전문가는 "멀리서 잡힌 화면으로 뜻을 정확히 파악하긴 어렵지만, 미국에서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한 회의론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나온 발언인 것 같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구화법은 근거리·정면에서 보지 않으면 정확도가 많이 떨어진다"며 "두 정상의 대화가 원거리에서 찍혔기 때문에 정확한 문장이라기보다는 추측이 가미된 해석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02/201805020019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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