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 다음 날인 28일 중국 군용기 1대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무단 진입해 강릉 동쪽 74㎞ 상공까지 올라온 뒤 돌아갔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중국 군용기의 KADIZ 무단 진입은 지난 1월 29일과 2월 27일에 이어 올해만 세 번째다. 군용기는 지난 2월 이어도 남쪽을 돌아 동해로 진입했으나, 이번에는 이어도와 제주도 사이를 통과했다. 지난 1월 울릉도 남쪽 120㎞에 그쳤던 북상 범위도 2월과 이번에는 울릉도 북쪽 약 30㎞ 상공으로 확장됐다. 방공식별구역이 영해(領海)나 영공(領空)은 아니지만 군사 목적으로 그 선을 넘을 때는 해당 국가에 사전 통보하는 것이 국제관례다. 중국은 이를 무시하고 있다.

지난 1월은 평창올림픽 개막 열흘 전이었고, 지난 2월은 올림픽 폐막 후 남북 정상회담 물밑 접촉이 이뤄지던 시기였다. 지금은 미·북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이다. 올해 중국은 한반도 정세가 변곡점을 맞을 때마다 군용기를 무단 진입시켜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듯한 행태를 보였다. 한반도를 자신의 영향권 아래 두겠다는 장기 목표를 절대 바꾸지 않겠다는 움직임일 수 있다.

대체 중국 군용기가 동해까지 비행할 까닭이 무엇인가. 아직도 낡은 패권의식을 갖고 있다면 장차 북핵보다 더 심각한 안보 위협이 될 것이다. 중국 선전기관은 28일 전문가를 인용해 "6·25 정전협정 서명국인 중국이 (평화협정 등에서) 배제된다면 중국과 남·북·미의 상호 신뢰가 깨질 것"이라며 한반도에서의 '중국 몫'을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북핵 폐기보다 자신들의 아시아 패권을 더 중시하는 나라다. 앞으로 중국이 북의 뒷문을 열어줘 북핵 폐기를 방해할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4/29/201804290189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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