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D-3]
北의 폐쇄 발표 이틀 후 발생… '버리는 카드로 생색' 방증일수도
 

북한이 지난 21일 폐쇄를 발표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에서 23일 새벽 4시 31분 규모 2.3의 자연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은 "작년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 후 10번째로 유발된 자연 지진"이라고 밝혔다. 이번 지진은 "북한이 어차피 '사용 불능' 상태인 핵실험장을 폐쇄하면서 대단한 일처럼 선전하고 있다"는 지적을 뒷받침하는 증거일 수 있다.

그러나 통일부는 이날 "(풍계리의) 여러 갱도 중에서 지금도 사용이 가능한 그런 상황"이라며 "북한이 그런 핵실험장 폐쇄를 자발적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서 평가한다"고 했다.

풍계리 핵실험장이 사용 불능 상황이라는 주장은 작년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6차 핵실험 당일에는 북한이 핵실험을 한 지 약 8분 30초 만에 풍계리 인근에서 규모 4.1~4.6으로 추정되는 '함몰지진'이 발생했다. 핵실험에 사용된 2번 갱도가 무너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였다. 이후 자연 지진이 이어지자 유엔 산하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는 '핵실험에서 기인한 지질적 스트레스'를 원인으로 봤다.

작년 10월 국정감사에서 기상청도 "풍계리 만탑산 지하에 지름 60~100m의 공동(空洞)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위성사진 분석 결과로도 여의도 면적 3배에 이르는 풍계리 지역 땅이 최대 3m 내려앉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당시 남재철 기상청장은 '핵실험을 한 번 더해서 풍계리가 완전히 무너지고, 엄청난 방사능 물질이 한반도 주변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대해 "만약 추가 핵실험을 한다면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23일 백태 현 통일부 대변인은 '(북의 핵실험장 폐쇄는) 어차피 못 쓰는 카드를 내민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북한이 회담 전에 자발적으로 그런 결정을 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고 국제사회나 우리 정부도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이렇게 보고 있다"고 했다. 앞서 청와대는 북한의 "북부(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결정에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환영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4/24/201804240024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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