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중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선언과 관련, 미 의회에서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언제든 말을 바꿀 수 있다며 경계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공화당 중진 밥 코커(테네시주) 상원 외교위원장은 22일(현지 시각) CNN에 출연해 김정은 위원장의 선언에 대해 “훌륭한 홍보 시도”라며 “그의 발언은 언제든지 쉽게 뒤집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같은 날 ABC와 인터뷰에서도 “외교적 화술과 매력을 이용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겠다는 생각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했다

코커 위원장은 2011년 몰락한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정권을 예로 들었다. 그는 “김정은은 운반 가능한 핵무기 보유를 자신이 평화롭게 늙어죽을 수 있는 보증서로 여긴다”며 “과거 핵무기를 포기한 뒤 반대 세력에 살해된 카다피 사례를 봤기 때문에 핵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 조선 DB

다이앤 파인스타인(캘리포니아주)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날 CBS에 출연해 미·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협상의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의 이번 선언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시작일 뿐 앞으로 어떤 협정을 맺는지가 중요하다”며 “다만 문제는 그동안 북한이 협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앞서 20일 톰 코튼(아칸소주) 공화당 상원의원도 북한의 핵실험과 ICBM 시험 발사 중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선언이 나온 후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북한이 핵실험을 지속하는 것보다는 낫지만, 아 주 좋은 상황이라고 할 수도 없다”며 “북한은 핵무기 운반 매개체나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 김정은의 결정은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마이클 맥카울(텍사스주) 하원 국토안보위원장도 20일 트위터에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고강도 경제 제재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4/23/201804230052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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