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언론사 사장단 간담회에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며 "주한미군 철수라든지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하지도 않고 있다"고 했다. 과거와 달리 북의 비핵화 의지가 확인됐기 때문에 남북, 미·북 정상회담이 성사됐다고도 했다. 그동안 북한이 말하는 '비핵화'와 '평화협정'은 늘 주한미군 철수를 전제로 했다. 미국 위협의 근원인 주한미군이 철수해야 비핵화를 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미군 철수가 불가능한 만큼 이는 북이 핵을 포기할 뜻이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문 대통령 말대로 북이 더이상 주한미군 철수를 핵 포기의 조건으로 내걸지 않고 있다면 그 자체로서 중대한 사태 진전이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북 정상회담에서 '핵 폐기 완료 날짜'를 못 박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6개월~1년 내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CVID)' 방식으로 모든 북핵 미사일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에도 "북이 CVID식 비핵화를 하면 밝은 길이 있다"고 했다.

북이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은 채 6개월~1년 내 핵을 없애고 검증까지 받는 데 동의한다면 누구도 북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북이 바라는 제재 해제와 체제 안전, 미·북 수교, 정상국가화 등도 문제없이 이어질 수 있다. 아니면 더 강력한 제재와 군사 조치뿐이다. 김정은이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는 너무도 명백하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4/19/201804190341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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