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미국·일본이 2020년 여름까지 2년 이내에 북한의 핵개발 계획 전면 폐기를 요구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 마이니치신문 등이 18일 보도했다. 확실한 비핵화를 위해 기한을 설정해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마이니치는 복수의 미일 소식통을 인용해 3국이 북한의 핵포기 일정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며 이 같이 전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교도통신에 “미국이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 북한에 대한 체제 보장을 패키지로 일괄타결하는 시나리오를 고려 중이라고 일본 측에 설명하고 있다”고 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2020년 여름까지 비핵화’라는 목표는 이 과정에서 언급됐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8년 4월 17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 비치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별장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와 관련, 한 일본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비핵화를 질질 끌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선 기한을 못박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 개최 기간 일본 방문을 모색하고 있는 점을 들어 2020년이 분기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중에 결론을 내리지 않으면 비핵화를 실현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는 2021년 1월까지다.

북한은 국제사회가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인 행동을 취할 때마다 제재 해제와 경제 원조를 대가를 요구하는 단계적 방식의 비핵화를 요구해 왔다. 하지만 일본과 미국 정부 등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방침이다.

마이니치는 “3국은 (핵폐기) 기한을 비교적 짧은 2년으로 설정해 단기간에 북한의 비핵화를 압박하고 대북 제재 해제도 신중히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과거 북한이 핵폐기를 조건으로 경제 원조를 받아낸 다음 약속을 파기했던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조치다.

마이니치는 이날 진행된 미일 정상회담에서 이 방안이 논의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회담하고 북한에 CVID를 강요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양국 정상은 북한이 핵개발 계획을 되돌릴 수 없는 불가역적인 행동을 취한 것을 확인할 때까지 대북 압력을 늦추지 않는다는 데도 뜻을 모았다.

다만 북한이 3국의 방안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김 위원장은 앞서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의 회담에서 비핵화와 관련해 ‘단계적·동시적 조치’를 언급한 바 있다.

교도통신은 중국과 러시아 등 관계국들이 3국의 비핵화 로드맵을 공유할지도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한·미·일 3국 내에서도 협상의 진전을 위해서는 북한에 일정 부분 양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4/18/201804180107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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