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직접 접견하고 저녁엔 연회… 노동당 청사 시진핑 사진으로 도배

동생 김여정, 공항서 대대적 영접
리설주는 간부들과 공연 관람
 

김일성의 106회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지난 13일 200명 규모의 예술단을 이끌고 방북한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일행에게 북한이 최상급 환대를 베풀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접견과 연회를 통해 이들을 두 차례 만난 것을 비롯, 여동생 김여정 당중앙위 제1부부장은 공항 영접, 숙소 방문, 연회 참석 등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며 밀착 수행하다시피 했다. 리설주도 남편(김정은) 없이 간부들을 대동하고 중국 예술단 공연을 관람하는 등 김정은 일가가 총동원된 모양새다.

지난 13일 오후 평양 국제비행장. 쑹타오 일행이 탄 중국 국제항공 여객기가 도착하자 활주로에 모여 있던 환영 인파가 "조중 친선, 조중 친선"을 연호하며 인공기와 오성홍기, 꽃다발을 흔들었다. 김여정과 리수용 당중앙위 부위원장, 박춘남 문화상은 비행기에서 내린 쑹타오에게 환영 인사를 건넸다. 북한 소식통은 "해외 정상이 방북해도 이 정도는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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쑹타오와 얘기 나누는 김정은 - 김정은(가운데)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4일 쑹타오(오른쪽)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 로비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김정은 왼쪽에는 부인 리설주가 함께 계단을 오르고 있다. 로비에 김정은·시진핑 사진이 걸려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쑹타오 일행이 고려호텔에 여장을 풀자 다시 김여정이 찾아왔다. 김여정은 쑹타오에게 "형제적 중국 인민의 예술 사절들이 평양 체류 기간 사소한 불편도 없도록 최대의 성심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저녁엔 노동당 국제부가 고려호텔에서 연회를 열었다.

김정은과 쑹타오의 만남은 14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이뤄졌다. 김정은이 지난달 5일 우리 대북 특사단을 만난 장소다. 조선중앙TV 보도 화면을 보면, 김정은이 쑹타오를 맞이한 청사 로비는 오성홍기와 인공기, '환영'이라고 적힌 홍등으로 장식됐고, 복도 양옆엔 높이 약 3m, 너비 약 2m의 김정은·시진핑 사진이 마주 보고 걸렸다. 김정은은 여기서 쑹타오를 3번 포옹한 뒤 회담장에서 배석자 없이 얘기를 나눴다.

쑹타오가 "조선에 도착한 첫 순간부터 조선 당과 정부의 따뜻한 정과 열정적이며 특수한 환대를 체험하고 특별히 커다란 감동을 받았다"고 하자 김정은은 "시진핑 총서기 동지가 특별히 관심하여 직접 선발해 보낸 예술단인 만큼 내가 영접 사업을 직접 틀어쥐고 특례적으로 잘 맞이하는 것은 마땅한 도리"라고 했다. 이어 "중국 예술단의 체류 기간 당과 정부의 해당 부문들이 총동원돼 모든 조건을 최상의 수준에서 최우선 보장할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은 이날 노동당 청사에서 연회도 베풀었다. 연회장으로 올라가는 계단 벽면엔 지난달 북·중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과 시진핑이 악수하는 사진과 함께 '불패의 조중 친선'이란 글귀가 한글과 한자('朝中友誼不可破')로 적혀 있었다. 김정은 부부와 쑹타오가 앉은 헤드테이블 뒤쪽 벽면도 가로×세로 약 5m의 김정은·시진핑 악수 사진으로 장식됐다. 당중앙위 부위원장인 최룡해·리수용·김영철과 김여정 등 노동당 고위급 인 사가 총출동한 이 행사는 삼지연관현악단의 환영 공연으로 시작됐다.

쑹타오가 작년 11월 시진핑 특사 자격으로 방북했을 때는 이런 환대를 받지 못했다. 김정은도 못 만났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김정은이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생명보험' 같은 중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있다"며 "회담이 실패해도 중국만 있으면 제재를 완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4/16/201804160018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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