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北 미사일 발사 이후 日 군사용 첩보위성 개발 박차
로켓 능력은 美·러시아에 필적… 자체 로켓 없는 한국과 대조적
 

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일본의 군사용 첩보위성은 북한 김정은의 동태(動態)까지 들여다보는 능력을 갖고 있다. 북한 미사일의 운반이나 발사 준비 상황뿐만 아니라 김정은이 현지지도를 위해 건물을 나서는 모습까지 포착할 수 있다. 올해 3월 27일 오후 1시 34분, 일본의 일곱 번째 첩보위성이 우주 공간에 배치되었다.

1998년 8월 31일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넘어 태평양에 떨어지자 일본 열도는 경악했고, 군사용 첩보위성 배치를 본격 선언한 지 20년 만에 첩보위성의 숫자 7기(基) 체제가 되었다. 2025년이 되면 첩보위성 숫자는 광학위성 4기, 레이더 위성 4기, 데이터 송수신 중계위성 2기로 총 10기 체제가 구축된다.

광학위성은 카메라 위성(衛星)으로 아주 맑은 날씨에는 지상 물체 30㎝급 크기의 또렷한 영상을 획득할 수 있다. 레이더 위성은 구름이 끼어 지표면을 볼 수 없을 때 전파로 탐색하는 레이더라서 10기의 첩보위성으로 하루에도 여러 번 북한을 들여다보고 있다. 미국의 KH-12 첩보위성은 지상 10㎝급 물체를 파악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곱 번째 발사된 첩보위성은 일본의 H2A 로켓으로 발사됐는데, 32회 연속 발사 성공으로 발사 성공률이 97.4%에 이른다. 일본의 대륙간탄도탄(ICBM) 능력, 즉 로켓 능력은 미국과 러시아에 필적한다. 북한의 ICBM 능력은 일본에 비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새 발의 피) 수준인 셈이다.

일본의 첩보위성이 김정은의 동태를 포착한다면, 한국의 주요 인사 면면도 파악할 수 있고 중국 내부도 손바닥을 들여다보듯 들여다보고 있다는 얘기다. '우주 시대'에 살고 있음이 실감난다.

한국은 인공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자체 로켓이 없어 전남 고흥에서 한국형 로켓을 개발 중인데, 첩보위성인 아리랑 인공위성을 외국의 로켓으로 돈을 주고 발사해 올해 현재 광학위성 2기, 레이더 위성 1 기로 총 3기 체제를 운용 중이다. 지구 어느 곳이든 특정 지점을 탐지하려면 광학위성 2기, 레이더 위성 2기로 최소한 4 기의 인공위성이 있어야 하는데 일본에 비하면 정보 수집 능력이 크게 떨어진다.

레이더 위성은 전파로 지표상 물체를 탐지하는데 카메라처럼 실체를 사진 찍듯이 분명한 것이 아니어서 일본은 방위성 내에 화상부와 전파부를 두어 1000 명이 넘는 위성 정보의 판독팀을 양성해 왔다.

그러면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하나?

첫째 4기 체제의 첩보위성 숫자가 유지돼야 한다. 2019년에 1기의 레이더 위성이 발사될 예정이지만 위성 수명(壽命)이 4~5년이어서 기존의 인공위성이 수명을 다하기 전에 지속적인 국가 예산이 투입되어 후속 위성이 올라가야 주변 국가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를 항시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둘째는 순(純) 국산 로켓 개발이 차질 없이 수행돼야 한다. 올 10월 시험발사가 예정되어 있고 2021년 2월 추력 300t의 로켓 발사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약 1.5t의 인공위성을 우주 궤도에 올릴 수 있어 그 어느 나라의 간섭도 받지 않고 한국은 우주 감시 정보를 획득할 수 있게 된다. 일본은 10배에 가까운 16t의 인공위성을 우주 공간에 올려 보낼 수 있다.

셋째는 '국민과 함께하는 우주개발'이 되어야 한다. 우주개발에는 돈이 많이 들고 우주라는 화두가 너무 멀리 있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 국민의 성원(聲援)이 있어야 국가 예산이 투입되고 순조로운 우주개발이 가능하다.

일본은 전후 사상 최대의 국방 예산인 52조5000억원의 군사비 책정을 확정했다. 남은 우리를 거울 들여다보듯 들여다보고 있는데, 우리 스스로 그러지 못하면 역사의 우(愚)를 범하는 실수(失手)가 될 것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4/15/201804150180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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