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자 유가족과 생존 장병들, 北행태와 정부 무대응에 분통
"70년전 4·3 아픔 치유한다면서 8년전 천안함엔 왜 아무말 없나"
 

북한 노동신문이 3일 천안함 폭침 사건을 "조작 모략극"이라고 한 데 대해 천안함 전사자 유가족과 생존 장병은 "멀쩡한 아들과 남편, 전우(戰友)를 죽인 북한의 뻔뻔함에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또 북한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지난 2일 한국 취재진에 "남측에서 천안함 폭침 주범이라는 사람이 저 김영철"이라며 조롱조로 이야기하고, 우리 정부가 이에 대해 특별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우리 정부조차 천안함을 '없었던 일'로 만들려는 것이냐"고 했다.

천안함 피격 당시 갑판병으로 복무했던 전준영 천안함 예비역 전우회장은 본지 통화에서 "천안함이 조작극이면 숨진 용사들은 누가 죽였느냐"며 "대한민국을 지킨 용사들의 희생을 가지고 김영철이 농담하고 북한 매체가 연이어 부인하는 것을 보면서 너무나 참담하고 모욕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국방부가 김영철 발언에 대해 "특별한 입장이 없다" "언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한 데 대해서도 분통을 터뜨렸다. 고(故) 이상희 하사의 아버지 이성우 천안함46용사유족협의회 회장은 "문 대통령께서 오늘 제주 4·3 추념일 기념사에서 유족과 생존자들의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며 "70년 전 사건에 대해서 이럴진대 8년 전 천안함에 대해선 왜 유족과 생존자들이 계속 고통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천안함 유가족과 참전 장병은 지난 2일 청와대에 천안함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북한의 사과나 유감 표명을 받아내 달라고 요구했지만 청와대는 아직 이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손정목 천안함재단 이 사장(해군 예비역 중장)은 "천안함 합동조사단에 참여했던 세계 각국의 수많은 전문가가 북한의 소행이라고 결론 내렸다"며 "북한의 어뢰 공격을 부정하는 쪽은 당사자인 북한과 북한이 안 했길 바라는 사람들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남 갈등을 부추기는 북한의 언행에 우리 정부와 국민이 흔들리지 말고 중심을 잡아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4/04/201804040018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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