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격동의 시간']

3월 31일, 작년까진 핵 보유 선전
 

북한이 핵·경제 건설 병진(竝進) 노선을 채택한 지 5주년이 되는 3월 31일,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는 이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5년 단위 기념일을 중시하는 북한으로선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북한은 2013년 3월 31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주재로 열린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핵·경제 병진' 노선을 채택했다. 이후 작년까지 매년 3월 31일 노동신문 등이 핵 보유를 정당화하는 보도를 내보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현재의 '대화 국면'을 이어가겠다는 북한의 의지를 반영한 긍정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북한 매체들은 최근 김정은이 비핵화 의사를 표명했다는 사실도 전혀 전하질 않고 있다. 노동신문이 지난 3월 6일 논설에서 "우리의 핵 무력은 정의의 보검"이라고 주장한 이래 핵 관련 보도는 자취를 감췄다. 김정은의 복잡한 속내에 대해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는 "김정은이 당장 비핵화를 할 생각이라면 중국에 가서 '단계적 해법'을 얘기할 이유도 없다"며 "비핵화 의지가 없으니 내부적으로 무슨 얘기를 할 필요도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3월 30일 김정은은 북한을 방문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4 5분간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 대 평양팀 경기를 관람했다. 경기가 열린 평양 능라도 5·1 경기장에는 10만 관람객이 가득 차 있었다. 경기 후 30분간 열린 회담에서 김정은이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과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북한 선수들이 출전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바흐 위원장은 전했다. IOC까지 끌어들여 체제 선전을 한 셈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4/02/20180402001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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