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격동의 봄']

북한 단계적 비핵화에 반대 입장
김정은 방중엔 "올바른 방향… 조심스레 낙관적으로 보려 한다"
CNN "중국의 관여, 안좋은 징조"
 

백악관은 28일(현지 시각) 북한 김정은의 방중(訪中)과 관련해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느낀다"면서도 미·북 정상회담이 "적절하게(properly)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백악관이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적절한 회담'을 강조한 것은 북한이 중국을 지렛대로 '단계적 비핵화' 방침을 밝힌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정은 방중과 관련해 "조심스럽게 낙관적으로 보려 한다"며 "(북·중 정상회담은) 최대 압박 작전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북 정상회담의 5월 개최 여부와 관련해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이뤄지도록 하고 싶다"며 "그러나 동시에 적절하게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그 목표를 향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정상회담을 추진하되, 미국이 판단하는 '올바른' 조건에서 협상하겠다는 의미다. 북한이 주장하는 단계적 비핵화가 아닌, 미국이 원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 국무부도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 등에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밝혀 미·북 정상회담이 성사됐다"며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란 목표엔 전혀 변함이 없다"고 했다.

공화당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한이 우리와 대화하는 유일한 이유는 그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며 "북한에 대한 '화염과 분노'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외교적 발언을 하면서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한 당국자들과는 다르게 미 언론들은 북·중 회담에 대한 경계심과 우려를 구체적으로 나타냈다. CNN은 이날 "북·중의 메시지는 중국의 관여 없이는 북한과 어떤 협상도 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이는 백악관엔 좋지 않은 징조"라고 했다. CNN은 또 백악관 관리들이 김정은의 방중 과정에서 나타난 몸짓과 발언 등을 통해 북한의 의도를 파악하려 했고, "드러난 것은 쇼이며 북·중 관계는 그리 따뜻하지 않은 것 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그만큼 북·중 밀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뜻이다. 워싱턴포스트(WP)도 "(중국의 이번 회담 메시지는) 북한에 대한 어떠한 조치도 시진핑 중국 주석을 거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적 도전에 직면했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모호한 약속을 반복하고 있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30/201803300028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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