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시진핑 회담]

靑 "예상보다 빨리 상황 진행… 북한이 고차원적인 수 쓰는 듯"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8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 소식을 전하면서 두 사람의 비핵화 관련 언급은 한 줄도 보도하지 않았다. 반면 중국 관영 언론은 김정은이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는 선대의 유훈(遺訓)"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도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비핵화'가 중국 측 발표에만 있고 북한 발표에는 없었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김정은이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 특사(特使)로 북한을 찾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에게 비핵화 의사를 밝힌 이후는 물론 김정은 체제 들어서 한 번도 관련 내용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일단 김정은 방중(訪中)이 비핵화 대화 국면을 흔들진 않을 것이란 반응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김 위원장이 한반도 비핵화는 선대의 유훈이라고 말한 것을 포함해 북·중 정상 간 대화 내용이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 비핵화와 북한 체제 보장 문제를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일괄 타결하고 남·북·미 3자 정상회담까지 추진하려던 청와대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종전(終戰) 선언을 포함한 '평화체제' 문제에 중국의 참여는 필수지만, 북한이 미국과의 회담을 앞두고 중국에 '보험'을 들며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우리의 예상보다 상황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북한 비핵화에서 중국의 등장은 지금까지 동전의 양면 같은 역할 을 해왔다. 중국은 6자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에서 중재자 역할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동북아에서의 미·중(美中) 간 세력 균형에 더 무게를 두면서 북핵 문제의 근원적 해소에 장애가 되는 측면이 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고차원적인 수를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30일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에서 새로운 상황에 대한 종합적 검토가 이뤄질 전망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29/2018032900225.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