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오른쪽 두 번째)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 네 번째)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과 북한이 북·중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28일 공식 발표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하 조중통)은 이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북·중 친선관계 발전과 한반도 정세관리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 매체인 중국중앙(CC)TV와 신화통신도 이날 오전 7시 30분(현지시각) 북중 정상회담 개최 소식을 전했다. 김정은이 북한의 최고지도자에 오른 후, 해외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정은의 이번 방중에는 부인인 리설주를 비롯해, 최룡해·박광호·리수용·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등 당 수뇌부와 외교라인이 총출동했다. 중국 측에선 리커창 총리, 왕후닝 상무위원, 왕치산 국가부주석, 양제츠 정치국위원,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딩쉐상 중앙판공청 주임, 황쿤밍 선전부 부장 등이 관련 행사에 참가했다.

조중통은 김정은과 시 주석의 회담이 2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진행됐다며 “조(북)·중 두 당, 두 나라 최고 영도자 동지들께서는 조·중 친선관계 발전과 조선반도(한반도) 정세관리 문제들을 비롯하여 중요한 사안들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습근평(시진핑) 동지와 뜻깊은 첫 상봉을 하게 된데 대하여 기쁘게 생각한다”며 “두 나라 노세대 영도자들께서 마련해주시고 강화·발전시켜온 조중 친선의 귀중한 전통을 계승하여 발전하는 시대의 요구에 맞게 새로운 높은 단계에 올려놓으려는 것은 우리 당과 정부의 확고한 결심”이라고 말했다고 조중통은 전했다.

그는 이어 “습근평 동지를 비롯한 중국 동지들과 자주 만나 우의를 더욱 두터이 하고 전략적 의사소통, 전략 전술적 협동을 강화하여 조중 두 나라의 단결과 협력을 굳건히 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에 시 주석은 첫 외국 방문으로 중국을 찾은 것을 열렬히 환영한다며 “중·조 친선을 중시하고 끊임없이 계승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중국 당과 정부의 전략적 선택이며, 확고부동한 의지”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또 최근 한반도 정세에서 긍정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김정은의 ‘전략적 결단’과 북한의 당과 정부가 기울인 노력의 결실이라고 평가했다고 조중통은 전했다.

조중통은 “시 주석이 김정은 동지의 영도 밑에 조선노동당이 조선 인민을 영도하여 사회주의 길로 끊임없이 전진하며 경제를 발전시키고 인민 생활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에서 새로운 성과를 이룩할 것”이라는 확신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김정은 동지께서는 우리 당과 정부의 이름으로 습근평 동지가 편리한 시기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공식방문하실 것을 초청했으며 초청은 쾌히 수락됐다”고 덧붙였다.

 
김정은(왼쪽)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중국CCTV 캡처

신화통신과 CCTV 등 중국 관영 매체도 북·중 정상회담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북중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상호 방문과 특사단 교환에 합의했다.

시 주석이 “새로운 형세 하에서 나는 김정은 동지와 상호 방문하고, 상호 특사를 보내고, 상호 서신을 보내는 등 다양한 형식을 통해 관계를 유지하기 원한다”고 하자 김정은은 “기회가 된다면 총서기(시진핑) 동지와 자주 만나고 상호 특사를 보내고 친필 서신을 보내는 등의 방식을 통해 긴밀한 소통을 유지해 고위층이 양당 양국 관계를 새로운 수준으로 발전시키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시 주석은 또 “북한의 정치안정 경제발전 인민복지를 희망하고, 북한 노동당이 북한 인민이 사회주의 길을 따라 끊임없이 전진하도록 인도하는 것을 지지한다. 북한 동지들이 경제를 발전시키고 민생 개선을 위해 취하는 모든 적극적인 노력을 지지한다”며 김정은의 경제 발전 계획에 힘을 실어줬다. 이와 함께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 발휘해 북한 등 각측의 노력을 포함해 함께 한반도 형세가 완화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에 김정은은 “지금 한반도 형세는 좋은 쪽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주도적으로 긴장국면을 완화하는 조치를 취하고 평화 대화를 제안했다”며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총서기의 유훈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 실현에 진력하는 게 우리의 시종 불변된 입장”이라고 답했다.

김정은은 이어 “우리는 남북관계를 화해 협력 관계로 전환하기로 결심했다.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고 북미정상회담을 하기를 원한다”며 “한국과 미국이 선의로 우리의 노력에 응답하고 평화 안정의 분위기를 만든다면, 평화를 위해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조치를 취한다면,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충분히 해결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중국과 전략적인 소통을 강화해 공동으로 대화 협상의 모멘텀과 한반도 평화안정을 유지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연합뉴스

우리 정부는 남북정상회담과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정상회담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데 대해 “한반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남북,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 관계의 개선 발전이 비핵화와 평화정착 등 한반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북중정상회담과 관련 “‘한반도 비핵화는 선대의 유훈’이라고 김정은 위원장이 발언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런 북중 정상간 대화 내용이 곧 있을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의 공식 입장은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위원 방한과 그에 따른 협의 내용을 보고 다시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제츠 위원은 오는 29일 방한해 북중정상회담 결과를 우리 측에 설명할 예정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28/201803280131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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