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신보는 이어 “과학중시 사상을 틀어쥐고 강성대국 건설을 추진하는 북측에서는 종합적인 전자공업기지를 조성하기 위한 기술과 인재를 양성해나가는 입장에서 출발해 삼성그룹과의 협력사업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면서 “삼성그룹 측도 협력사업이 단순한 임가공의 수준에 머물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온 조선신보의 이 같은 주장은, 남한의 기술력과 북한의 값싼 노동력을 결합시키는 형태의 대북 경협을 주로 생각하는 우리 기업들의 인식과 거리가 있을 가능성이 없지 않아 배경이 주목된다. 남북회담에 관여했던 한 인사는 “북한이 ‘눈 앞의 이익에 급급하지 않는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을 강조하는 것은 기업의 대북투자 의지를 약화시킬 가능성도 있다”며 “앞으로 북한 당국과 대북 투자 기업 간의 협상을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세현(정세현) 전 통일부 차관은 “장기적 안목에서 투자하라는 의미일 것”이라며 “당장 경협의 장애물이 될 것 같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북한 당국도 남한 기업들이 손해보면서 사업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크게 의미를 두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였다.
/최병묵기자 bmcho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