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권 수립과정 순서 답하라'
공시생들 "의도가 뭔지 모르겠다, 정권이 바뀌니 이런 문제 나오나"
 

'북한의 정권 수립 과정'을 묻는 문제가 지난 24일 서울시 9급 공무원(기술직) 필기시험 국사 과목에 나왔다. 17번 문항(A형·B형은 12번)이 '북한 정권 수립 과정을 시간순으로 바르게 나열하라'는 객관식 문제였다.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들 대부분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대한민국 공무원 뽑는 시험에 북한 역사를 이렇게 자세히 알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 성립, 조선인민군 창설, 토지개혁 실시, 북조선노동당 결성,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설립 등을 보기로 제시하고, 이를 시대순으로 바르게 나열한 것을 고르는 것이다. 이날 필기시험을 보고 나온 대학생 이모(23)씨는 "20문항밖에 되지 않는 국사 시험에 대한민국과 관련한 다른 역사 문제를 얼마든지 출제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가 9급 기술직(일반기계, 일반전기, 일반토목, 건축)에 지원한 응시생들을 대상으로 출제돼 논란이 더 컸다. 한모(26)씨는 "9급 기술직 공무원한테 북한 정권 수립 과정을 물어보는 의도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변별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면 출제 범위 내에 북한 말고도 다른 내용이 많지 않으냐"고 했다.

공무원 시험에 북한사 관련 문제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6·25전쟁 이전 북한에서 일 어난 사건들을 연대순으로 바르게 나열한 것'을 묻는 문제가 2009년 4월 공무원 9급 공채시험 한국사에 나왔다. 그때도 논란이 됐고, 북한사는 그 후 8년 동안 공무원 시험에 출제되지 않았다. 한 공시생 커뮤니티엔 "정권이 바뀌자마자 한동안 안 나오던 북한 문제가 나왔다"며 "다른 공무원 시험에도 북한사가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26/201803260019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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