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8~9일쯤 韓中日 정상회담]

中 총리는 7년만에 일본 방문하는 셈
 

한·중·일 3국 정상회의를 5월 8~9일쯤 도쿄에서 여는 방안에 3국이 사실상 의견을 모은 것으로 20일 전해졌다. 회담이 예정대로 개최되면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약 1년 만에 일본을 공식 방문하게 된다. 한국 대통령의 방일(訪日)은 2011년 12월(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6년 5개월 만이다. 청와대의 구상대로 4월 말 남북 정상회담과 5월 미·북 정상회담 사이에 한·미, 한·일, 한·중·일 등 '릴레이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일본 교도통신은 이날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서 "3국이 정상회담을 5월 전반(前半)에 도쿄에서 열 방침을 큰 틀에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그런 방향으로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이날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상반기 3국 정상회의 참석과 결부해서 일본을 공식 방문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3국 정상회의에 중국은 국가주석 대신 총리가 참석해왔다. 중국 총리의 방일도 2011년 5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도쿄에서 열린 3국 정상회의에 참석한 이래 약 7년 만이다. 문 대통령과 리커창 총리 모두 취임 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하는 것이다.

이번 3국 정상회의 개최는 3국 간 셔틀 외교 복원의 신호탄이란 상징성이 크다. 2008년 12월 일본에서 처음 열린 3국 정상회의는 일본→중국→한국이 번갈아 의장국을 맡아 자국에서 개최한다. 하지만 한·일, 중·일 간 과거사·영토 갈등이 불거지면서 2015년 11월 서울에서 열린 제6차 회의 이후 만 2년 이상 중단된 상태였다. 이번 의장국인 일본은 2016년부터 도쿄 개최를 위해 노력해 왔으나, 중·일 관계를 문제 삼은 중국의 거부로 성사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중·일 관계가 개선된 데다, 남북→미·북 연쇄 정상회담 성사로 동북아 정세가 급변하면서 중국이 3국 정상회의 개최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중국도 남북 정상회담 직후 한국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얘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교도통신은 이날 "국내 정치 사정을 배경으로 유보적 태도였던 중국이 5월 전반 개최에 응할 의향을 일본 정부에 전해왔다"고 전했다.

청와대도 남북과 미·북 정상회담 사이에 일본과 중국을 끌어들이는 '릴레이 회담' 구상과 맞물려 5월 중 3국 정상회담 성사에 의지를 보여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 난 18일 "(남북과 미·북 정상회담 사이에) 한·미, 한·일, 한·중·일 정상회담을 다 할 수 있으면 좋다"고 말했다. 향후 북한 비핵화와 평화협정 논의 등의 방향을 고려하면,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중·일 등 주변국 정상과 공유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었다. 문 대통령도 지난 16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 같은 구상을 거론했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21/201803210019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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