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푸틴 대통령의 재선을 축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따로 전화로 축하 인사를 할 계획이 없다고 백악관이 밝힌 지 하루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만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푸틴과 전화 통화한 것을 공개하고 “머지 않은 미래에 푸틴 대통령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이와 관련 “구체적인 회담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이날 전화로 양국 간 무기 경쟁과 북한 비핵화, 우크라이나 사태, 시리아 내전 등을 논의했다.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의혹과 영국 스파이 독살 사건 등은 이야기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조선 DB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국은 다른 나라의 운영 방식을 조종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미국 선거의 자율성과 공정성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악관은 미국이 푸틴 대통령과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번 러시아 대선이 언론 통제와 야당 후보 출마 제한 등 형식적으로 치러져 세계 각국 정상들은 ‘푸틴 축하’ 메시지 발표에 거리를 두고 있다. 미국에서도 비판의 목소 리가 나왔다.

존 매케인 미 상원의원(공화당)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 대통령은 독재자들의 엉터리 선거 승리를 축하하면서 자유세계를 이끌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정권을 거부하고 저항하는 데 많은 위험을 감수해온 수많은 러시아 애국자들을 포함해 자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에서 투표할 권리를 거부당한 모든 러시아인을 모욕했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21/201803210040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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