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전인대 중 정의용 면담… 중국식 해법 '쌍궤병행' 또 꺼내
"한반도에 얼음 녹는 봄날 올 것" 남북·미북 정상회담 지지 표명
'혼밥' 등 홀대 논란 불거졌던 文대통령 방중 때와 달리 환대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이 12일 중국을 방문, 시진핑 국가주석과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 왕이 외교부장을 차례로 만나 방북·방미 결과를 설명했다. 전날 개헌안 투표를 통해 개혁·개방 40년 만에 최대의 권력구조 개편을 이룬 중국 정부는 민감한 국내 상황에서도 시 주석을 포함한 외교 '톱3' 모두가 정 실장을 맞았다. 이 같은 환대는 '혼밥' 논란에, 중국 경호원의 한국 기자 폭행 사건까지 터졌던 작년 12월 문재인 대통령 방중 때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시 주석은 이날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의용 실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정 특사가 북한과 미국을 방문해 북·미 대화 추진이라는 긍정적인 성과를 거뒀다"며 "중국은 남북 관계가 개선되고 화해·협력이 추진되는 점을 적극 지지하며 북·미 대화도 지지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또 "남북 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돼 성과가 있기를 기대한다"며 "중·한 양국은 한반도의 중대한 문제에서 입장이 일치한다"고 말했다.
 
정의용 안보실장 만난 시진핑 주석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1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났다.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 중국을 방문한 정의용 실장은 이날 시진핑 주석에게 방북·방미 결과를 설명했다.
정의용 안보실장 만난 시진핑 주석 -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1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났다.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 중국을 방문한 정의용 실장은 이날 시진핑 주석에게 방북·방미 결과를 설명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시 주석은 "한국이 포함된 국제사회는 중국이 제기한 '쌍궤병행(雙軌竝行)'에 각국의 유익한 제의를 결합해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추진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쌍궤병행은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의 동시 진행을 뜻하는 것으로, 중국이 주장해온 북핵 해법이다. 시 주석이 미·북 대화 국면에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또 "각국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안정이라는 근본적인 목표에 초점을 둔다면 한반도에선 단단한 얼음이 녹고 화창하고 꽃 피는 봄날이 올 것(迎來堅冰消融、春暖花開的一天)"이라고 말했다.

정의용 실장은 이에 대해 "최근 한반도 상황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은 중국 정부와 시 주석의 각별한 지도력 덕분이라는 게 문 대통령 생각"이라며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주도적 역할을 해주실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까운 시일 내에 한국을 국빈 방문해 달라"는 문 대통령의 초청 메시지를 전했다. 정 실장은 이날 면담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면담 내용, 미국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나눈 얘기를 시 주석에게 전했다.

정 실장은 앞서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台)에서 양제츠 국무위원과도 면담을 가졌고, 저녁에는 왕이 외교부장이 주최한 만찬에 참석했다. 정 실장은 13일에는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할 예정이다. 서훈 국정원장도 이날 일본을 방문, 고노 다로 외무상과 회견했다. 서 원장은 13일 아베 총리를 예방할 예정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13/201803130028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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