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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中이 대북 제재 발 빼면 北 비핵화 물 건너간다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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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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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2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 등 중국 고위당국자들과 만났다. 정 실장은 특사 자격으로 지난 5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을, 8일에는 트럼프 미 대통령을 만났다. 정 실장은 그 내용을 설명한 뒤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 목표 달성을 위한 진전에 중국의 도움이 크다"고 했다. 시 주석은 "양국이 정치적 소통을 강화하고 전략적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예민한 문제를 적절히 처리하자"고 했다. 양제츠 국무위원은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안정 유지,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견지하고 있다"면서 "한반도 정세의 적극적인 변화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올바른 궤도로 복귀시키고 유엔 안보리 결의안 방향에도 맞는다"고 했다.

그러나 중국의 본심은 복잡하다. 중국은 북한의 핵보유를 원하지 않지만 북한 정권이 흔들리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면 북한 정권을 지키는 쪽을 택할 것이다. 그런 중국 입장에서 최근의 한·미·북 정세의 급변은 바람직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한 측면이 있다. 남·북, 미·북 정상회담이 추진되자 중국 일각에서는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서 주변화될 우려가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대북 제재 동참으로 북한의 대중(對中) 원성이 높아진 가운데 미국이 한반도에서 남북 모두에 영향력을 확대할까 우려하는 것이다. 따라서 조금만 틈새가 보이면 바로 대북 제재를 이완시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북핵 폐기는 시작도 제대로 하기 전에 흔들린다.

중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과 한·미 연합훈련을 동시에 중단하는 쌍중단(雙中斷)을 요구했던 나라다. 북한의 핵 포기를 원한다고 말은 하지만 이런 정도 수준에서 미국의 대북 압박이 풀릴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문제의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해결이 아니라 봉합을 원하는 것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북한이 핵탄두를 감축하고 ICBM(대륙간탄도탄) 개발을 중단하면 그것으로 북 비핵화를 덮으려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로선 북한의 핵 인질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지만, 중국이 미국과 북한의 접근에 조바심을 내면 낼수록 이 같은 궤도이탈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앞으로 미·중이 우리 머리 위에서 다른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주시해야 한다.

북한을 가짜가 아닌 진짜 비핵화로 움직이려면 중국이 끝까지 국제사회와 발을 맞춰 나가야 한다. 북한 전체 무역에서 중국 비중은 2015년 91.3%, 2016년 92.7%였다. 중국이 동참하지 않는 제재는 효과가 없다. 북한이 이번에 대화에 나온 것은 국제사회의 촘촘한 제재망이 작용했기 때문이고, 중국이 과거와 달리 상당히 국제적인 제재 협조에 동참했기에 가능했다. 올 들어 북한의 대중국 수출은 작년의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대화를 원하게 된 건 중국의 도움이 컸다"고 한 것이 인사치레만은 아니다. 미·북 정상회담과 관계없이 검증 가능한 북한 비핵화가 실현될 때까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는 한 치도 흔들려선 안 된다. 설사 김정은이 진짜 비핵화를 결심했다 해도 대북 제재 전선이 무너지면 마음을 바꾸게 된다. 김정은에게 핵 유혹은 그만큼 크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12/201803120281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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