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 대통령은 10일 미북 정상회담이 성사된 데 대해 "부시도 오바마 클린턴도 못 했다. 클린턴은 수십억달러를 줬지만 못했다"며 "나는 북한이 핵 폐기 약속을 이행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의한 구체적인 조치와 구체적인 행동을 보지 않고는 김정은과 만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구체적이고 검증할 수 있는 행동을 봐야 한다"고 했지만, 트럼프는 '북 비핵화는 이미 손에 쥔 것이나 다름없으며 5월 김정은을 만나 확인하는 절차만 남은' 양 말하기 시작했다.

김정은이 궁지에 몰려 비핵화 테이블에 나오게 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례 없는 압박 결과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회담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북은 화해를 원한다' '가장 위대한 타결을 볼 수도 있다'고 한다. '내가 없었으면 평창올림픽은 완전히 실패했을 거라고 문재인 대통령이 말했다'는 자랑도 했다. 정말 차분하고 냉철하게 회담이 준비되고 있는 건가.

북 비핵화 회담은 이제 첫걸음을 떼었다. 북이 핵을 포기하겠다고 말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김일성, 김정일 모두가 그랬다. 하지만 지금 우리 눈앞에는 북핵과 미사일이 있을 뿐이다. 핵 문제는 외교, 정치, 경제 문제가 얽힌 복잡한 사안이다. 트럼프는 이를 마치 자신이 단번에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말하고 있다.

더구나 지금 미국의 한반도 라인은 거의 공백 상태다 . 미 국무부의 조셉 윤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얼마 전 사임했고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공석 중이다. 주한 미국 대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넘도록 대행 체제다.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도 자리가 흔들린다고 한다. 북핵은 지난 25년 동안 해결되지 않은 문제다. 그걸 트럼프는 자신이 며칠 새 푼 것처럼 한다. 우리라도 정신을 차리고 있어야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11/201803110156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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