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를 방문한 스콧 스위프트 미 태평양함대사령관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8일 스콧 스위프트 미국 태평양함대사령관을 만나 “4월 한미연합훈련에는 미국의 전략자산이 안와도 된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국방부는 논란이 증폭되자 “농담이었다”며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예년 규모로 진행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미군의 전략자산이 예년 수준으로 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송 장관의 발언을 농담이었다고 하면서도, 연합훈련 전략자산 축소 가능성에 대해선 부인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군 안팎에서는 송 장관이 단순 실언(失言)을 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가 나왔다. 군 관계자는 “이번 연합 훈련에 참여하는 전략 자산을 축소하기로 한 것을 송 장관이 천기누설한게 아니겠나”고 했다.

◇ 송영무 “연합 훈련에 전략자산 올 필요 없어”

송 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 국방부청사 장관 접견실에서 전역을 앞둔 스콧 사령관을 만나 “5월에 후임자가 올 텐데 그때까지는 사령관 역할을 계속 잘해야 한다”며 “그때 남북관계라든지 한반도를 주변으로 하는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4월 말 남북 정상 회담이 있고 또 한미연합군사훈련이 계속될텐데 그때까지 한반도 안보 상황에 주의를 기울여 달라”며 “확장억제전력이라든지 원자력 잠수함 같은 것들을 사령관으로 계실 때까지는 한반도에 전개 안 하셔도 된다”고 말했다.

이에 스콧 사령관이 “준비하고 있겠다”고 답하자 송 장관은 “아니, 한반도에 오지 않고…”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송 장관의 발언이 연합훈련 전략자산 전개 축소로 해석돼 논란이 일자 해명을 통해 “임기를 마치고 떠나는 스콧 사령관에 대해 장관께서 위로의 의미로 건넨 발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재임 중 전략자산 한반도 배치 등을 위해 고생했기 때문에 전역할 때까지라도 좀 편하게 지내면 좋겠다고 위로의 차원에서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2017년 한·미 연합 독수리(FE)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한반도로 오고 있는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 /미 태평양사령부 제공
◇ 국방부 “전략자산 예년 수준으로 온다는 건 아냐”

국방부는 송 장관의 발언을 스콧 사령관에 대한 ‘위로’ ‘농담’이라고 했지만, 연합 훈련에 참가하는 전략자산의 규모 축소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으로 또 다른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전략자산 관련해 오간게 있으니 농담으로 말한 것 아니냐’ ‘예년 수준이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올해 연합훈련은 예년 수준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스콧 사령관이 전역하는 것에 대해 위로의 말씀으로 했다는게 장관님 입장”이라고만 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연합 훈련에 전개될 전략 자산 규모에 대해 “전략자산이 예년 수준으로 온다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이번 훈련에 참석하는 전략자산의 규모가 줄어든다는 말과 다름 없다”고 했다.

현 정부 관계자들은 그동안 꾸준히 한미연합훈련 축소 가능성을 언급해 왔다. 대북 특사단을 이끌었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한미연합훈련 관련해 4월부터 예년 수준으로 진행하는 것을 이해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앞으로 한반도 정세가 안정적으로 진입하면 한미훈련은 조정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이었다”고 전한 바 있다.

지난 1월에는 미국의 버지니아급(7800t급) 핵 추진 잠수함이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하려다가 무산되기도 했다. 당시 정부는 “북한에 압박 메시지를 줄 게 아니라면 들어오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뜻을 미국 측에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키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FE) 훈련에는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이 투입됐다. 칼빈슨함은 FA-18E/F 슈퍼 호닛 전투기, E-2 호크아이 공중조기경보기 등 항공기 70여 대를 탑재하고 있다. 미군은 필요에 따라 전략 자산인 다수의 핵추진 잠수함도 훈련에 투입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08/201803080128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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