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대화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 6일 밤 사설을 통해 “미국은 북한을 무릎 꿇게 하겠다는 환상을 포기하고 협상에 나서라”고 했다. 환구시보는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로,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매체다.

글로벌타임스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미국과의 대화에 응할 용의가 있으며 비핵화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는 한국 정부의 6일 발표에 대해 “한국 정부의 일방적 발표라 북한이 이를 공식 확인해 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북한이 비핵화 의향을 보인 것은 꽤 오랜만에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매체는 4월 남북 정상회담 합의와 북한의 미·북 대화 용의 등의 진전이 고무적이지만, 한반도 상황을 개선할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태도가 한반도 상황에 중요하다고 했다.

 
정의용(왼쪽 앞)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018년 3월 5일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왼손에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있다. 맨 오른쪽은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청와대

글로벌타임스는 “최근 진전에 대해 미국이 뭐라 말하든 미국 정부는 마음속으로는 한국이 미국의 한반도 정책과 결별하는 수순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미국은 남북 관계 개선을 환영하지 않고 ‘북한이 시간 끌기 수법을 쓰며 한·미 관계에 균열을 내려 한다’고 의심한다”고도 평했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가 미국의 압박 속에서도 미국의 한반도 정책과 거리를 두며 외교 독립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미국이 (한국 정부가 발표한) 북한의 변화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도록 유도하는 것이 한반도의 현재와 미래를 위한 핵심 과제라고 했다. 이 매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팀은 북한의 변화를 일으킨 것이 미국의 최대 압박 때문일 거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북한이 미국 본토의 목표물 타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갖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협상이 유일한 출구”라고 했다.

이 매체는 한반도의 이해당사자인 한국의 힘은 제한돼 있다고 평했다. 남북 모두 미국을 저지할 힘이 없으니 중국, 러시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중국의 역할도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도 이례적으로 자정쯤 성명을 발표해 남북정상 회담 합의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한국 대통령의 특별사절단 방북 결과에 대한 성명을 통해 “관련국들이 현재 상황을 기회로 잡아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정치 해법 추진에 함께 노력하길 바란다”며 “중국이 이를 위해 계속 마땅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07/20180307010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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